장마철만 되면…"무릎이 시큰, 내일 비 오겠네" 이 말 사실일까?

정심교 기자 2025. 6. 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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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아이고 무릎이야. 내일 비가 오려나."

장마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관절염 환자들은 괴롭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무렵이면 뼈마디가 욱신거리고 쑤셔서다. 실제 관절이 아프기 시작하면 비가 곧 올 것이라 점지(?)하는 환자도 적잖다.

관절통과 장마, 실제로 연관성이 있는 걸까.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된 건 없지만, 습도가 높거나 기압이 낮을 때 관절염 환자들이 관절통을 심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철 관절염 환자들이 괴로운 이유는 뭘까. 첫째, '낮은 기압' 때문이다. 비 오는 날 기압은 평소보다 낮다. 장마전선이 저기압을 가져오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받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높은 습도' 때문이다. 관절은 대기 중 습도가 '50% 내외'일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하지만 장마철엔 대기 중 습도가 90%까지 높아진다. 이 때문에 몸속 수분이 제대로 증발하지 않으면서 관절 내 압력이 커지고, 주변 신경이 자극받으면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다양한 관절염 중에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해 장마철에 유독 통증이 심해진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비가 종일 내리면 야외활동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역시 관절통을 재촉한다. 김원 교수는 "관절염 환자가 관절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신체활동을 갑자기 줄이면 관절의 기능, 근육이 계속 약해진다"며 "이 때문에 관절의 움직임이 불안해져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마철, 어떻게 하면 쑤시고 욱신거리는 통증을 잠재울 수 있을까. 연세본병원 박영식 병원장은 "'찜질'과 '온도·습도 조절' 이 두 가지를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무릎이 급격히 아프면 무릎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따뜻한 수건, 핫팩 등으로 온찜질 하면 관절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근육이 이완된다. 같은 원리로 반신욕도 권장된다. 이때 물 온도는 40도, 찜질 시간은 15분이 적당하다. 물 안에서 관절염이 있는 부위를 굽혔다 펴는 식으로 움직이면 운동과 찜질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실내에선 온도·습도를 적정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관절이 차가우면 수축해 통증이 더 심해진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옥선명 교수는 "에어컨 바람은 관절 주변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만성 관절 질환자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에어컨의 찬바람을 장시간 쐬지 말고, 관절이 시릴 땐 긴 바지나 무릎담요 등을 덮어 아픈 관절 부위에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하면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내 습도는 50% 내외로 유지한다.

관절통이 있으면 일단은 안정·휴식을 취하고 심하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단, 스트레칭이나 근육을 적당히 풀 수 있는 운동은 통증 완화에 오히려 도움 된다. 김원 교수는 "관절염이 있을 때 관절을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어느 정도는 줄어들지만, 심하게 움직이면 관절염 증상이 악화한다"면서도 "다만 운동이 관절염을 악화하는 요인이라고 여겨 모든 운동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스트레칭, 수영, 요가 등을 가볍게 실시하고, 비가 잠시 그칠 때 바깥에서 산책하는 것도 관절통 완화에 도움 된다. 쪼그려 앉거나 쪼그려 뛰는 등 관절에 힘이 가해지는 운동은 삼간다.

찜질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랭요법은 통증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열이 날 때 시행한다. 온열요법은 증상이 만성일 때 실시한다. 온찜질은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약을 먹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증상이 악화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게 좋다.

관절 손상이 심한 상태라면 이런 생활 교정만으로 통증이 잘 낫지 않는다. 병원에서 약물치료·물리치료 등을 받는 게 좋고, 상황에 따라 주사 치료나 관절내시경 치료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주사 치료 때 흔히 쓰이는 약제는 히알루론산이다. 히알루론산은 일종의 관절 영양제로,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 통증을 줄인다. 다만 이 치료는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는 딱히 효과가 없다.

약을 먹거나 주사 치료받아도 장마철 관절통이 이어지면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아 관절염 정도를 파악하고, 숨은 질환이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게 좋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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