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들 잘못 키운 죄, 사과합니다"…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심정 들어보니
송 회장, 두 아들이 자신에게 제기한 형사 고발 입장 밝혀
"아들을 잘 키우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주주님들께 사과드립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이 자신을 고발한 두 아들들에 대한 일성이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아들들이 어머니를 고발하고 채무불이행자로 만든 초유의 사태를 두고 비상하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아버지이자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작고한 뒤 불과 2년만에 한미약품은 모친과 아들들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회장은 어제(15일) 노후 늦게 "아들을 잘 못 키운죄 사과드린다"며 "오늘 장남은 모친을 고발했고 차남도 모친을 고발하고 채무불이행자로 만들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는 짧게 해야 할 것 같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전했다.
송 회장은 "채무불이행은 사실과 다르다. 아직 변제기한이 다가오지 않았고 변제 방법과 시기에 대해 계속 협의 중인 상황에서 언론에 먼저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에게 부과된 상속세 중 자녀들 몫 일부를 제가 대납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했어야 하는 자금 때문에 일시적으로 경색됐던 제 사정을 알고 그 일부를 차남이 도움을 주었다"며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산(지분)을 물려받고도, 본인의 사정 때문에 어머니를 주주들 앞에 세워 망신을 주고 있어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아들이 어머니인 저를 이렇게 공격해 남는 것은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두 아들은 자중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송 회장과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로 사실상 임종윤·종훈 형제가 모친을 고발한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과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모두 119억원을 기부했다는 것이 고발 사유다. 가현문화재단은 임성기 선대회장이 한미약품 창립 동반자인 아내 송 회장과 함께 지난 2002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훈 대표는 또 15일에는 자신이 보유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중 1.42%를 블록딜로 매각하며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공시했다.
특히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채무 불이행에 따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냈다. 송 회장이 이날 입장문에서 밝힌 "자신을 채무불이행자로 만들었다"는 바로 그 내용이다.
한편 송회장 측은 이번 고발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지않은 일방적 행위라는 것이다.
송 회장측은 이날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및 사내이사를 한미사이언스가 형사고발 하는 행위는 당연히 중요한 소송의 제기이며, 따라서 이사회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판단된다"며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형제 입김에 좌우돼 불법과 위법을 넘나드는 독재경영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경호 기자 kkh@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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