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F가 패션기업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수익 구조는 금융·부동산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2019년 코람코자산신탁 인수 이후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고, 최근에는 데이터센터까지 더하며 자산 기반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패션업의 경기 민감도를 완화하려는 구본걸 회장의 전략이 실적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824억원, 영업이익은 1681억원, 당기순이익은 1175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3%, 29.7% 증가했다. 외형은 축소됐지만 수익성은 개선됐다. 회사 측은 국내 소비 둔화와 코람코 리츠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이 감소한 반면, 주력 브랜드 수익성 개선과 코람코 비용 구조 개선이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패션, 이익은 금융·부동산…코람코가 바꾼 구조

LF 사업 구조는 여전히 패션이 외형을 이끌고 있지만, 이익은 금융·부동산 부문이 주도하는 ‘저매출·고수익’ 형태로 바뀌고 있다. 2025년 기준 LF 매출 비중은 패션 72.4%, 식품 16.7%, 부동산·금융 10.3%로 집계됐다. 비패션 사업이 확대됐음에도 매출 구조 자체는 여전히 패션 중심이다.
반면 이익 구조는 크게 다르다. 부문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패션 1557억원, 부동산 633억원으로 나타났고, 식품 부문은 5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이 10% 수준인 부동산이 전체 이익의 약 30%를 차지하는 구조다. 외형은 패션이 떠받치고, 수익성은 부동산·금융이 뒷받침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전사 영업이익 흐름 역시 코람코자산신탁 등 부동산 금융 자회사의 실적과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다. LF의 연결 영업이익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손충당금 여파가 겹친 2023년 574억원까지 줄었다가 2025년 1681억원으로 크게 회복됐다. 이번 수익성 반등에는 안정적인 리츠 운용 보수와 금융 배당 수익 확대 등 자회사 실적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2025년 기준 코람코자산신탁의 단일 법인 당기순이익은 571억원으로, LF 전체 이익 개선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로 확장…인프라 투자 본격화 속 리스크도
최근 LF의 비패션 확장은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자산 투자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LF가 설립한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는 2025년 2월 LG유플러스와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6월 데이터센터 건축물 사용승인을 받은 뒤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오피스·물류 중심에서 디지털 인프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다만 코람코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LF는 케이스퀘어부산장림데이터센터PFV에 100억원을 출자했고, 가산동 데이터센터 PF 대출을 위해 970억원 규모 차입금 한도에 대해 보증을 제공했다.
여기에 코람코자산운용 자본 확충을 위해 세 차례 유상증자로 14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자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부지 매입부터 수익 실현까지 시간이 걸리는 구조상 가산동 데이터센터 PFV는 2025년 27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회수 시점과 수익성 확보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LF는 패션 중심 구조를 벗어나 부동산 등 비패션 사업으로 분산하는 전략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LF 관계자는 “패션사업의 견고한 성장세와 수익성 강화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으며 패션 사업은 브랜드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바탕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부동산 금융 사업은 업황 특성상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훈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