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클라우드가 지역별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체 인공지능(AI)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한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각국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태국,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쌓은 경험을 소프트웨어서비스(SaaS)나 솔루션으로 구축해 선진 시장에 진출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달 9일 일본 오사카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남아와 중동은 현지 투자기업과 제휴해 데이터센터와 인프라를 마련하고 그 위에 클라우드나 그래픽처리장치(GPU)서비스, AI 모델 등 소프트웨어 스택을 제공한다"며 "유럽은 모로코 정부 및 투자자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이용해 해당 지역에 필요한 AI 워크로드를 공급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차별화 전략 구체화
네이버클라우드의 전략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먼저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는 '소프트웨어 스택' 중심의 접근을 펼친다. 직접적인 인프라 투자보다는 '하이퍼클로바X'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AI 백본(핵심 기술), 슈퍼컴퓨팅 인프라 등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기술을 패키지(스택)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태국의 시암AI와 협력해 태국어 특화 LLM을 개발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메카, 메디나, 제다 등 주요 3개 도시를 3차원(3D)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우디국부펀드(PIF) 산하의 '뉴 무라바 개발회사(NMDC)'와는 리야드 스마트시티 '뉴 무라바' 프로젝트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는 인프라 중심 전략을 펼친다. 모로코에 500메가와트(MW)급 재생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AI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유럽시장은 글로벌 빅테크가 이미 공들여 진출한 곳이지만 전기가 비싸고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페인포인트 해결을 위해 모로코에서 유럽으로 AI 워크로드를 공급하는 사업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선진시장엔 뾰족한 버티컬 SaaS로
일본과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과의 정면 대결 대신 특화된 버티컬 SaaS에 집중한다. 특정 산업군이나 업종을 위한 수직적인 전문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에서 7년 연속 유료 비즈니스 채팅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라인웍스'다.
라인웍스는 단순 협업 도구를 넘어 AI 기반 업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회의록 작성 및 발송 등 AI 기능이 지원될 예정이며, 일본의 방재 시스템이나 119 등에 연결하는 사회 인프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 솔루션인 '케어콜'은 일본 이즈모시에서 독거노인을 위한 AI 안부 전화 서비스로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동희 네이버클라우드 AI 솔루션 이사는 "한국에서는 229개 지자체 중 140여 기관, 3만여명 이상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며 "일본에서도 2026년 4월 본사업 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버린 AI' 철학으로 현지화 강화
글로벌 전략의 또 다른 핵심은 '소버린 AI' 개념이다. 업계에서 좁게는 '데이터 주권' 정도로 해석하는 개념이지만 네이버클라우드는 소버린 AI를 각 나라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AI 수준으로 넓게 본다. AI에 대한 주권은 각 국가가 갖고 네이버클라우드 같은 사업자는 각국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지 시장의 특성과 언어에 맞춘 AI 서비스를 구축도 돕는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회에 닥친 문제를 AI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며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고, 나라마다 다 다른 문제와 해결책이 존재한다. 이를 우리가 주체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해가며 어떤 것을 해결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사카(일본)=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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