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살랑이는 4월, 경북 곳곳에서는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오르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봄의 정취를 선사합니다.
특히 낮보다 더 낭만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야경 벚꽃 명소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밝은 조명 아래 수면에 비치는 벚꽃, 고요한 정자와 은은한 연못, 그리고 벚꽃터널을 가로지르는 산책길까지.
경북은 단순히 벚꽃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머무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연화지
경북 김천시 교동에 위치한 연화지는 단순한 저수지를 넘어선 문화적 공간입니다.
조선 시대 초,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관개지로 조성되었지만, 경관이 워낙 아름다워 풍류객들이 시를 읊고 술잔을 기울이던 유서 깊은 장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연못 가운데 섬처럼 조성된 공간과 그 위에 세워진 봉황대 정자가 이곳의 상징입니다.
봄이면 연화지를 감싸는 벚꽃들이 마치 꽃비처럼 흩날리고, 해가 지고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면 연못 위로 꽃잎과 불빛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보문정
경북 경주시 보문호 근처에 위치한 보문정은 CNN이 ‘한국의 비경’으로 소개했을 만큼 수려한 자연미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팔각형의 정자와 두 개의 연못,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수양벚꽃과 단풍나무는 사계절 내내 멋진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봄에는 수양버드나무처럼 가지가 늘어진 수양벚꽃이 연못 위로 살포시 내려앉아,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밤이 되면 보문정은 또 다른 옷을 입습니다.
흥무로
경북 경주에 위치한 흥무로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계절을 품은 길입니다.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릴 만큼, 그 풍경은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이끕니다.
특히 봄날의 흥무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벚꽃이 도로 위로 하늘을 가리며 터널처럼 이어지는 모습이 압권입니다.
길 양쪽으로 줄지어 선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가지를 맞대며 만든 꽃 터널은 낮에도 장관이지만, 해가 지고 도로 위 조명이 켜지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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