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에 전쟁까지…골병드는 후방산업
KCC글라스, 유리 수요 감소에 적자 전환
LX하우시스, 창호·바닥재시장 침체 지속
가전·가구·도료업계도 내수 위축 직격탄
![LX하우시스의 아파트 창호 시공 모습. [LX하우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1/ned/20260401134458524xiea.jpg)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건설경기 침체의 후폭풍이 자재와 생활 소비재 업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7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늘었다. 숫자만 보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듯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온도는 다르다. 공공과 토목이 전체 수치를 떠받친 사이 민간 주택시장에 기대온 후방산업들은 이미 손익 악화라는 청구서를 받아들고 있다.
실제 국토부 자료를 뜯어보면 계약액 증가를 이끈 축은 공공과 토목이었다. 지난해 4분기 공공부문 계약액은 30조5000억원으로 11.3% 늘었고, 토목도 21조2000억원으로 14.3% 증가했다. 반면 민간부문은 48조9000억원으로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숫자상 회복 조짐이 나타났더라도 민간 주택 착공과 입주 흐름이 본격적으로 살아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민간 부문 건설경기의 침체 상황은 기업들 실적에서 먼저 들어났다. KCC글라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9006억원, 영업손실 75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건축용 유리와 인테리어 자재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건설현장이 움츠러들면 가장 먼저 물량이 줄어드는 품목 가운데 하나가 유리와 창호다. KCC글라스측은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와 저가 수입 유리 유입에 따른 경쟁 심화,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자재 전반으로 시선을 넓히면 분위기는 더 무겁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 3조1787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1.0% 줄었고 영업이익은 86.6% 급감했다. 4분기에는 영업손실 5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창호와 바닥재, 인테리어 자재 등 주택 경기와 맞물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신축과 리모델링 시장 둔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건설현장의 뼈대를 이루는 철강재 분야의 실적 악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3억8041만원으로 전년 대비 42.1% 감소했다. 철강 수요 부진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제품 가격 하락, 그리고 원가 부담 확대라는 ‘삼중고’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당기순이익도 역시 76.4% 급감했다.
입주 가전 시장 역시 침체기다. 입주 가전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식기세척기 같은 대형가전들은 이사철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데, 분양과 입주가 주춤하면 관련 소비도 먼저 식는다. 실제로 올해 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부문이 수요 둔화 영향으로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두 회사가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B2B 시장 확대에 더 힘을 싣는 배경에도 기존 생활가전 수요의 정체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대기업보다 충격을 더 직접적으로 받는 곳은 중견 생활가전 업체들이다. 지난해 위닉스의 공장 가동률은 46%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 떨어졌고, SK매직도 가동률이 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 물량 감소와 소비 위축이 겹치면 공기청정기, 제습기, 주방가전처럼 교체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품목부터 판매가 꺾일 수밖에 없다.
![KCC의 아파트 외벽 도장공사 모습. [각사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1/ned/20260401134458752laeb.jpg)
도료 업종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KCC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조4838억원, 영업이익 4276억원을 기록해 각각 2.6%, 9.2% 감소했다. 선박용 도료와 산업재 부문이 일부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내수 건설과 맞닿아 있는 건자재와 도료 수요 둔화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최근 발생한 중동 전쟁은 KCC의 올해 전망을 보다 어둡게 만드는 이유다. 도료의 주 원료인 나프타의 중동산 비중이 큰데다 국내 NCC업계마저 잇따라 ‘생산중단’을 선언하면서다.
입주와 이사 수요 감소는 가구 업계로 번졌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매출 1조5462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으로 각각 17.3%, 34.6% 줄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와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신축 물량 감소가 실적 부진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한샘도 지난해 매출 1조7445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으로 각각 8.6%, 40.8% 감소했다. 분양시장 침체와 부동산 경기 둔화가 빌트인 가구와 인테리어 수요를 동시에 눌렀다는 분석이다.
기초소재 업종으로 내려가면 위기감은 더 노골적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다르면 2025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약 3810만톤으로, 1991년 4000만톤을 넘어선 이후 처음으로 4000만톤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는 올해 출하량도 360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착공과 기성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시멘트 내수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이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건설 자재 등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한자리수에 불과하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 일을 해도 남는 것이 없는 구조”라며 “여기에 중동발 외부변수까지 발생했고 언제끝날지를 모르는 상황이 되면서 유가 인상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자재들의 가격들이 치솟을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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