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교정 25년째 장당 500원”…출판 외주 절반은 계약서도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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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고정적으로 외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없다고 봐야 되겠지요."
전반적으로 출판 외주노동자들은 '낮은 단가'(5점 척도에서 4.22점)와 '불안정한 일감'(4.03점)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고용보험과 같은 '제도적 보호'(3.83점)의 필요성, 노동조합 등 '이해 대변 기구의 부족·미약'(3.74점) 등의 문제점을 느끼고 있었다.
낮은 단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통한 표준임금 산출, 출판 외주 분야의 표준계약서 제정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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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고정적으로 외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없다고 봐야 되겠지요.”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해요. 구두 계약을 한다든지…”
“25년 전 교정비가 장당 500원이었는데, 지금도 저는 500~600원 받아요.”
직원 5인 미만 사업체가 전체의 69%를 차지하는 등 한국 출판사들은 대체로 규모가 작다. 그래도 책을 꾸준히 펴낼 수 있는 것은 외주노동(평균 33% 의존) 덕분이다. ‘2022 출판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신간 도서 1권을 발행할 때 자사 인원 2.3명, 외주 1.7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을 떠받치는 외주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었다. 이들의 절반가량은 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구두로만 계약하고, 출판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20년 넘도록 낮은 단가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이 공개한 ‘출판 외주노동자 근로환경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 내용이다. 연구기관 ‘케이스탯컨설팅’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출판 외주노동자 45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직무별로 고르게 모집한 20명에 대한 심층면접조사 등을 벌였다. 전반적으로 출판 외주노동자들은 ‘낮은 단가’(5점 척도에서 4.22점)와 ‘불안정한 일감’(4.03점)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고용보험과 같은 ‘제도적 보호’(3.83점)의 필요성, 노동조합 등 ‘이해 대변 기구의 부족·미약’(3.74점) 등의 문제점을 느끼고 있었다.

낮은 단가는 표준적인 내용으로 계약을 하지 못하는 결과다. 응답자들이 밝힌 계약 건(1인당 평균 12.6건) 가운데 절반(52.2%)만 서면계약이었고, 나머지는 구두계약이거나 아예 계약 없이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를 하지만 출판사 의사가 많이 반영된다’(56%), ‘출판사가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제시, 통보한다’(14.8%), ‘출판사로부터 도급·위탁·위촉 계약을 받은 회사의 조건에 따른다’(11.5%) 등 계약 조건도 주로 출판사가 정하고 있었으며, ‘출판사와 본인이 비교적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단가 책정 기준도 ‘업계의 관행’(4점), ‘출판사 자체 기준’(4.01점)이었고, 응답자의 57.5%는 이런 단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계약과 관련해 ‘터무니없는 단가 제시’(3.22점), ‘예상보다 높은 난이도의 작업 요구’(3.21점), ‘저작권 양도 계약’(3.19점), ‘과도한 추가 작업 요구’(3.12점)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최근 1년 동안 출판 외주 작업으로 벌어들인 보수는 평균 1835만원이었으나, 편차가 컸다. 36.9%가 ‘1000만~3000만원’이었고, ‘200만원 미만’도 15.5%나 됐다. 66.4%는 출판 외주 작업으로 버는 수입은 생계유지에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한 달 동안 원치 않는 야간·주말·공휴일 노동을 평균 5.1일 하는 등 노동강도 역시 낮지 않았다.
연구진은 “단가·작업비 문제와 사회안전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낮은 단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통한 표준임금 산출, 출판 외주 분야의 표준계약서 제정 등을 제시했다. 출판진흥원 내부에 실효성 있는 기구를 설치해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정책 참여 경로를 마련하는 한편, 출판 노동자에게도 ‘예술인 복지법’을 적용하는 등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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