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선 넘은 혐오·차별…FIFA, 크로아티아 축구팬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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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태생이지만 민족 분생으로 인해 조국을 떠난 캐나다 골키퍼 밀런 보르얀(35·츠르베다 즈베즈다)을 향한 크로아티아 축구 팬들의 선 넘은 혐오 행위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섰다.
앞서 지난 28일 캐나다와 크로아티아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일부 관중들이 보르얀을 향해 '우스타샤'라고 소리지르며 욕설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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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크로아티아 태생이지만 민족 분생으로 인해 조국을 떠난 캐나다 골키퍼 밀런 보르얀(35·츠르베다 즈베즈다)을 향한 크로아티아 축구 팬들의 선 넘은 혐오 행위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섰다.
AFP에 따르면 크로아티아축구협회는 30일(이하 한국시간) "FIFA가 일부 팬들의 외국인에 대한 혐오성 짙은 행동, 차별적인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행위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캐나다와 크로아티아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일부 관중들이 보르얀을 향해 '우스타샤'라고 소리지르며 욕설을 내뱉었다. 우스타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십만명을 학살한 크로아티아 분리주의 운동조직이다.
또 보르얀 뒤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일부 크로아티아 팬은 'KNIN(크닌) 95. 보르얀처럼 빨리 도망치는 사람은 없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이는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 중 1995년까지 벌어진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 막바지의 군사작전을 언급한 것이다. 1995년 크로아티아 크닌 주변에서 벌어진 군사작전 당시 20만명의 세르비아계가 피난민이 됐다.
1987년 크닌에서 태어난 보르얀 역시 만 7살 때인 당시 부모님과 함께 피란을 떠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정착했다. 이후 보르얀 가족은 2000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으로 이주했고, 보르얀은 캐나다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성장했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등에서 활동하던 보르얀은 2009년부터 세르비아에서 선수생활을 펼치기 시작해 현재도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고 있다.
보르얀은 캐나다 대표팀을 선택했지만, 공식석상에서 크로아티아 태생임을 부정하고 '세르비아계'라고 밝혀왔다. 전쟁기간 크로아티아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장악했던 '크라이나 공화국' 출신이라는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공화국은 독립국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이후 크로아티아로 편입됐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는 현재도 군비 경쟁과 영토 분쟁을 벌일 정도로 국가 간 감정이 좋지 않다. 자연스럽게 보르얀에 대한 크로아티아인들의 악감정도 커졌다.
캐나다는 이번 대회에서 1986년 이후 26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크로아티아와 같은 조에 묶이게 되면서 보르얀은 크로아티아팬들의 선 넘은 비난을 경기장에서 받아들여야했다.
경기 후에도 고통은 계속됐다. 세르비아 매체 '베체르녜 노보스티'에 따르면 보르얀은 크로아티아 팬들로부터 욕설 메시지를 2056개나 받았다. 메시지는 대부분 크로아티어 언어로 작성됐다.
보르얀은 "내 휴대폰 번호가 유출된 것 같다"면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 할 말이 없다. 크로아티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는 크로아티아에 1-4로 패해 2연패로 일찌감치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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