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세보다 높게 거래되던 국내 금 현물 가격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지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지난달 28일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은 13만9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월14일 종가(16만3530원)보다 14.98% 하락한 수준이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중순 16만85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한국거래소가 금 국제 시세를 원화로 환산한 뒤 g단위로 공표하는 국제 금 현물 가격을 보면 최근 2주간 0.95% 정도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사실상 KRX 금시장에서의 금값 하락분 대부분이 금에 대한 '김치 프리미엄'이 꺼지면서 발생한 셈이다.
지난달 14일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가격 간 괴리율은 장중 한때 24%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금값 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과도한 프리미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기됐고, 이후 KRX 금 가격 괴리율은 점차 축소됐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괴리율 추이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금값 급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국제 시세보다 얼마나 고평가된 상태에서 금을 사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고 이로 인해 괴리율이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시장정보제공업체 모닝스타가 공표하는 실시간 국제 금 시세에 서울외국환중개 실시간 환율을 적용한 국제 금값을 회원사들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구현한 증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 기준 MTS에서 국제 시세나 금값 괴리율을 확인할 수 있는 증권사는 대형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국내선물옵션 전용 앱에서 제공) 정도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은 국제 시세나 괴리율을 공표하지 않으며 한국거래소가 전 영업일 종가 기준으로 KRX 금 가격 괴리율이 6% 이상일 때 내보내는 기타시장안내도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공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는 "제한된 정보만 MTS에 구현하다 보니 중요한 정보만 넣었다"며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괴리율은 공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요즘처럼 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드문 경우라 괴리율이 큰 의미가 없었다...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신속하게 반영해주는 건 필요한 조치"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