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추적의 그림자, 미세 방사선과 생체 리듬

하루를 24시간 기록하는 시대,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워치를 차고 잠든다. 수면 시간, 깊이, 뒤척임까지 기록해주니 마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필수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매일 밤 손목에 전자기기를 두는 것이 과연 안전하기만 할까. 수면 추적의 이면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강의 변수들이 숨어있다.

수면 추적 기능, 정말 정확할까?
스마트워치의 수면 추적은 대부분 움직임(가속도 센서), 심박수, 피부 온도 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뇌파를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PSG)와는 달리, 표면적인 생체 신호만으로는 실제 ‘수면의 질’을 완벽히 분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즉, 수치로 나오는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참고 자료 정도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방사선과 전자파, 인체에 정말 무해할까?
스마트워치에는 블루투스, 와이파이, NFC 등 다양한 무선 통신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들 기능은 미세한 전자파를 계속 발산하는데, 수면 중에도 몸 가까이에서 지속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인체에 ‘즉각적인’ 유해성은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지만, ‘장기적인 저강도 노출’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불충분하다. 특히 어린이, 임산부, 수면 민감군이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생체 리듬 교란 가능성도 무시 못 해
손목에 장시간 기기를 착용하면 피부 온도, 맥박 변화 등 생체신호의 미세한 흐름을 자극하거나 방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면은 뇌의 생체 시계를 조율하는 시간인데, 그 흐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하나라도 늘어난다면 ‘잠든 것 같은 깨어 있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스마트워치의 진동 알람이나 간헐적 백라이트는 깊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이다.

피부 트러블부터 수면 불안까지
수면 중 땀이 나거나 피부와 기기가 밀착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접촉성 피부염이나 가려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또 기기를 착용하고 자는 습관이 오히려 수면에 대한 압박감, 불안감을 유발해 역설적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있다. '나는 왜 깊게 자지 못했을까'라는 집착은 수면의 적이다.

수면 추적,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수면 데이터를 꼭 측정하고 싶다면, ‘매일’보다는 ‘일정 간격’을 두고 활용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 블루투스 기능을 꺼두고, 착용 위치를 손목이 아닌 발목이나 베개 옆으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면 전 루틴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기기 없이도 숙면을 유도할 수 있는 습관을 드리는 것이다.
착용은 선택, 수면의 질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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