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혼 준비는 못 했지만 고생은 시키고 싶지 않아서, 서울에 작은 아파트 전세라도 마련해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우리 부부는 서울 근교로 이사하고 싶은데, 증여세는 얼마나 될까요?

세상에 자식 이기는 부모님은 몇 안 될 겁니다. 또 자식이 고생하는 걸 보고 싶은 부모님도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결혼하는 자식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그래서 전세지만 아파트 한 채라도 마련해주려는 김우송 님의 마음이 남의 일 같지 않은데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대학생인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오늘 사연이 더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빌라 등 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커지면서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바람에, 요즘 괜찮은 매물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한 부동산 관련 업체의 자료에 의하면, 2024년 4월 전국 아파트 평당 전세 중위가격*은 1,385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26평이라면 대략 3억 6천만 원 정도의 금액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중위가격: 아파트 중위가격(중앙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가격을 의미하며, 평균가격이 저가주택 또는 고가주택의 가격 변동폭에 크게 좌우되는 것과 달리 중위가격은 순수하게 정중앙의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시세 흐름을 판단하는 데 적합하다고 함

전국 아파트 전세가가 이렇다면 서울은 더 높을 터이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특히 젊을수록 주거비용을 스스로 감당하기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land.seoul.go.kr/land/rtms/aptTrend.do)에 접속하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이 10억 원을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은 서울 못지않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상속세 과세 대상이 급증한 것입니다. 이제 똘똘한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상속세 고민을 해야 할 상황이 된 것입니다.

상속세는 상속개시 이후에 계산을 하는 세금입니다. 그래서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법적으로 정해진 방법에 따라 재산을 평가하고 공제를 받아서 세금을 계산한 뒤, 상속인들이 연대해서 납부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절세를 원하신다면 사전증여를 활용하셔야 합니다.

네. 맞습니다. 정부에서는 2024년에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 제도란 것을 신설했는데요.

이는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 또는 자녀의 출생일∙입양신고일부터 2년 이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으면 일반적인 ‘증여재산공제’와는 별개로 1억 원을 추가로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인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은 10년간 배우자 6억 원, 직계존속 5천만 원(미성년자 2천만 원), 직계비속 5천만 원입니다.

그러므로 증여재산공제 한도액인 5,000만 원을 합치면 1억 5천만 원, 부부합산으로는 3억 원까지 증여세가 비과세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출산 시에도 적용되는 증여재산공제는 자녀의 출생순서와는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다시 말해 첫째 아이를 출산할 때 받지 못했어도, 둘째 출생일(입양신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재산을 증여받으면 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출생일 전에 증여받으면 적용되지 않으므로 증여 계획이 있다면 출생일 이후에 증여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 제도는 결혼과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절세 방법을 말씀드리기 전에, 상속세와 증여세가 무엇인지를 먼저 말씀드리고자 하는데요. 설명을 듣고 나시면 이해하시기가 더 쉬울 것입니다.

비슷하면서 다른 상속세와 증여세

상속세와 증여세는 모두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받는 자산에 대해서 내는 세금이고, 같은 세율표를 적용받으며 세금 계산 방식도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하지만 상속세와 증여세는 세금을 내는 방식, 증여재산을 합산하는 방식, 공제 방식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상속세는 피상속인(돌아가신 분, 즉 재산을 주는 사람)의 모든 자산을 합산하여 과세하고 상속인들(유산을 물려받는 유가족)이 연대하여 세금을 내야 합니다.

증여세는 수증자(재산을 받는 사람)들이 각각 받은 자산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내면 됩니다.

상속의 경우에는 합산되는 증여재산이 상속개시일 10년 이내에 상속인(상속인이 아닌 사람은 5년)에게 증여한 재산을 합산합니다.

증여의 경우에는 증여일 전 동일인(직계존속인 경우 배우자 포함)으로부터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재산이 1천만 원 이상인 경우 합산합니다.

상속공제는 일괄공제 5억 원(기초공제 + 인적공제 중 선택)과 배우자 공제(5~30억 원)를 기본으로 금융재산, 동거주택 공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증여공제는 앞서 살펴봤듯이 증여받는 사람별로 배우자 6억 원, 직계비속 5천만 원 등으로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직장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는 연말정산 시에 세금 환급을 받기 위해 활용했었던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와 같은 방법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된다는 말인데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다시 말해 늘어날 수 있는 자산을 줄이고(세금을 부과해야 하는 소득을 줄여주는 소득공제와 유사), 공제항목을 적극적으로 활용(세액공제와 유사)한다는 의미입니다.

금융자산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금융자산의 경우에는 대부분 현금성이거나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절세 방법을 적용할 여지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상장주식은 평가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증여를 통해 절세 수단으로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상장주식의 평가 방법은 증여일 이전 2개월과 증여일 이후 2개월, 즉 4개월 동안의 종가 평균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합니다.

그래서 대체로 주가가 낮아져 있을 때 증여하면 상당한 절세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시가 3억 원 아파트를 아버지가 자녀에게 증여한 후, 아파트 시가가 3배 상승한 9억 원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상승분 6억 원은 미리 증여함으로써 9억 원이 된 뒤 증여하는 것보다 나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아버지가 증여한 후 8년 뒤에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상속세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자녀에게 증여를 했어도 10년 이내에 사망한다면 이미 증여한 재산도 상속재산가액에 합산되어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년 이내 사망으로 상속재산에 다시 합산된다고 하여도 9억 원이 아닌 3억 원으로 상속재산가액에 합산되며, 이미 낸 증여세를 차감해 주므로 세금을 두 번 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10년 이내 상속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증여 당시의 가액으로 합산되기 때문에 상당한 절세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10년 내 증여하는 자산은 서로 합산해서 누진세율을 적용하므로 10년 단위로 나누어 증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직계존속, 즉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증여는 합산된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로부터 1.5억 원, 어머니로부터 1.5억 원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각각 5천만 원씩 공제를 받아서 세율 10%를 각각 적용받는 것이 아닙니다.

3억 원을 받아서 5천만 원이 공제된 2.5억 원으로 보고 20%의 세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이는 앞에서 언급했던 공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인데, 자녀에게만 집중해서 주는 것보다 자녀의 배우자, 손주까지 분산해서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을 두 명(아들, 딸)에게만 각각 5억 원씩 증여한다면, 증여세는 한 명당 약 7,760만 원(합산 세액은 1억 5,520만 원)이 될 것입니다. (신고세액공제 3% 적용)

하지만 아들과 딸에게 각각 2억 원, 며느리와 사위에게 각각 2억 원, 미성년 손주 2명에게 각각 1억 원 등 6명에게 분산해서 증여하면 합산 세액은 약 1억 1,329만 원이 되어 약 4,190만 원 정도를 절세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기념품, 축하금, 부의금 등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이나 혼수용품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인정됩니다.

하지만 결혼 축의금은 일반적으로 혼주의 하객들이 낸 것으로 보아 부모의 돈으로 봅니다. 따라서 결혼 축의금으로 자녀의 주거 마련에 보탰다면 증여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녀의 지인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이라는 것을 방명록 등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이 부분은 증여세 대상이 아닙니다.

사실 이외에도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해 다양한 문의사항들이 있지만, 지면 관계상 다 싣지를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만약 더 다양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국세청 홈페이지에 배포하고 있는 ‘국세청 상속·증여 세금상식 1, 2’ 자료집을 내려받아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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