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 한입에 스트레스가 날아가지만, 먹고 나서 배가 뒤틀리듯 아파본 경험 있으신가요?
왜 어떤 사람은 괜찮고, 어떤 사람은 복통을 겪는 걸까요?
우유 마시면 진짜 복통이 괜찮아질까요?
궁금하셨다면, 지금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정현수 교수님의 설명을 확인해 보세요!
매운 음식만 먹으면 배가 아파요. 왜 그런 걸까요?
매운맛의 주요 성분인 캡사이신이 위장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캡사이신은 장운동을 촉진하거나 TRPV1이라는 통증 수용체를 자극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이 과도하게 움직이면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왜 사람마다 반응이 다른가요?
사람마다 유전적 요인, 식습관, 위장 건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TRPV1 수용체의 민감도 차이로 인해 매운맛에 대한 반응이 달라집니다.
또한 매운 음식을 자주 섭취한 사람은 점차 덜 민감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위염, 위궤양,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질환이 있으면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보통 위산분비 억제제나 장운동을 조절하는 진경제를 처방합니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나 수액 치료를 병행할 수 있고, 반복적인 증상일 경우에는 내시경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우유 마시면 낫는다고 하던데, 진짜 효과 있나요?
일시적인 효과는 있습니다.
우유 속 카제인이 캡사이신을 중화시켜 자극을 줄여주지만,
우유 자체가 위산 분비를 촉진할 수 있어 오히려 복통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효과가 ‘있다’고만 보기엔 무리가 있죠.
매운 음식 외에도 복통을 유발하는 음식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술도 위산 분비나 장운동을 자극해서 복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매운 음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식습관을 돌아보는 게 중요합니다.
복통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먼저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세요.
통증이 계속된다면 진통제를 복용할 수도 있지만,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는 위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정도 증상이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 복통이 자주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 체중이 감소하거나 식욕이 떨어질 때
- 혈변, 흑색 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이런 경우는 단순 자극이 아니라 위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매운 음식을 아예 먹지 말아야 하는 사람도 있나요?
매운 음식만 먹으면 복통이 발생하는 분들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복통이 없더라도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질환이 있는 분들은 매운 음식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운 음식은 즐겁지만, 내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해선 안 됩니다.
자신의 소화 상태를 고려해서 무리하지 않고 즐기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맵부심’보다는 ‘건강부심’을 갖는 게 더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