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옛집 280m 옆에 ‘소년이 온다’ 주인공 집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인 고 문재학 열사가 과거 한 작가의 집 근처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이 소설은 당시 '막내 시민군' 문 열사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동호의 아픔을 다뤘다.
문 열사의 누나 미영 씨(62)는 "한 작가가 같은 동네에 살았던 동생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은 우연이지만 동시에 인연"이라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설로 쓴 것은 우연이자 인연”
“한강, 이름 딴 문학관 등 사양”
12일 취재팀은 과거 한 작가의 생가가 있었던 광주 북구 중흥동을 찾아갔다. 한 작가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는 기존 건물을 허문 뒤 1997년 2층 조립식 주택이 들어섰고, 현재 휴대전화 판매점으로 운영 중이었다. 한 작가는 1977년 광주 북구 효동초에 입학해 1979년까지 다니다 서울로 이사를 갔는데, 광주에 살 당시 그의 생가는 효동초에서 500m 거리였다.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문 열사의 집은 효동초 바로 옆이었다. 문 열사는 1978년부터 1980년까지 이 집에 살았다. 한 작가와 문 열사의 집은 직선거리로 280m 떨어져 있었다. 효동초는 5·18민주화운동이 처음 시작된 전남대 정문 근처에 있다. 광주상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문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이 쏜 총에 숨졌다. 이후 광주 북구 망월동 묘지에 가매장됐다가 10일 후 가족들에 의해 신원이 확인됐다.
문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85)는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가 2010년경 효동초 인근 집을 찾아와 두 시간 동안 아들의 사연을 듣고 갔다”고 했다. 김 씨는 당시 한 작가에게 “1980년 6월 7일경 생사불명이던 아들이 가매장된 망월동 묘를 파 보니 관이 2cm 두께의 너무 얇은 합판으로 만들어져 관을 들면 시신이 떨어질 것 같았다. 시신은 알몸 상태로 광목천에 싸여 있었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김 씨는 “노벨 문학상 뉴스를 보고 기쁨과 고마움의 눈물이 흘렀다. 소설로 5·18의 진실을 세계에 알려줘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 열사의 누나 미영 씨(62)는 “한 작가가 같은 동네에 살았던 동생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은 우연이지만 동시에 인연”이라고 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한 작가의 부친 한승원 작가와 딸의 노벨 문학상 수상 기념사업과 관련해 논의했다. 한승원 작가는 “딸은 (문학관 등) 모든 건물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의협 ‘정부 뺀 협의체’ 논의…李 “정부 개방적으로 나와야”
- 귀국 尹, 마중나온 韓과 대화없이 악수만…24일 만찬 ‘갈등 분수령’
- ‘의료계 블랙리스트’ 작성 32명 중 30명은 의사…2명 의대생
- 檢, ‘文 前사위 특채 의혹’ 관련 前 청와대 행정관 27일 소환
- 곽노현, 진보 교육감 단일화 경선 탈락…강신만-정근식-홍제남 압축
-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에…민주당 “법 왜곡죄 상정”
- “거짓말처럼” 하루만에 8.3도 뚝↓…불쑥 찾아온 가을
- 故장기표, 김문수에 “너부터 특권 내려놓으면 안되겠나”
- “연금개혁안 도입되면 75·85·95년생 150만원 더 낼 수도”
- “천석꾼 가세 기울었어도, 독립운동 아버지 원망은 이제 안 해요”[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