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KBS에서 방영된 첩보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단숨에 흥행 가도를 달렸다. 방영 내내 20%대를 유지, 마지막 회에서 35%라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평균 시청률 31.9%를 기록하며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드라마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한반도의 첨예한 긴장, 현실과 맞닿은 서사
‘아이리스’는 한반도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 국가라는 점, 미국·러시아·중국·일본 등 주변 열강의 정치·군사적 긴장이 일상처럼 반복되는 현실을 배경으로 삼았다. 드라마는 북핵 문제, 6자 회담 등 실존하는 이슈를 바탕으로 2차 한국전쟁의 위기가 상존하는 한반도에서 활동하는 특수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들의 임무는 언제나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정부조차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그림자 속 요원들은 극한의 훈련과 임무에 익숙해져 있지만, 결국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리스’가 특별했던 또 다른 이유는 거대한 첩보 세계 속에서도 인간적인 갈등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성공을 위해 어떤 방법도 불사하는 특수 요원들이지만 그들조차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드라마는 임무와 감정, 충성과 배신, 사랑과 상실이라는 복합적인 갈등 구성을 촘촘하게 설계해 몰입도를 높였다. 김현준과 최승희, 진사우가 얽히는 삼각관계는 장르에서 보기 드문 감정선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병헌과 김태희, 완성도 높은 액션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이 맡은 김현준은 NSS(국가안전국) 대테러팀 요원으로 극의 중심에서 모든 사건을 이끈다. 특전사 707특임대 출신답게 냉철하고 신속한 판단력, 압도적인 신체 능력으로 임무를 수행하지만 가족의 비밀과 조직 내 배신,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고뇌를 드러낸다. 김태희가 연기한 최승희는 김현준의 연인이자 NSS 대테러팀장으로 강인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진사우 역시 이들의 곁에서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작품은 실제 첩보전에 사용되는 무기와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의 리얼리티를 살렸다. 일본, 헝가리 등 해외에서 촬영한 장면들은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현장감을 전달했다. 화려한 액션 시퀀스와 폭파, 총격전 등 대규모 스케일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흥행 신화, 한국 드라마의 새 이정표
‘아이리스’는 방영 첫 회부터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작해 꾸준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자체 최고 기록인 35%를 달성했고 평균 시청률 31.9%라는 성적은 드라마 역사상 손에 꼽히는 기록이다.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스토리 전개와 압도적 영상미,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시도는 대중의 열광을 이끌었다. 덕분에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방영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이리스’는 여전히 대중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최근 OTT 플랫폼에서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며 새로운 세대의 시청자들도 ‘아이리스’를 다시 찾고 있다.

‘아이리스’는 한국형 첩보 액션 장르의 가능성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한 편의 드라마가 사회적 이슈와 대중의 감성을 모두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압도적 흥행과 작품성,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로, ‘아이리스’는 여전히 한국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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