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대통령‧영부인’에 흔들리는 한동훈號

박성의 기자 2024. 9.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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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여파에 尹대통령‧국민의힘 지지율 ‘동반 추락’
김 여사 ‘사법리스크’ 우려도…與일각 “정부 뒤치다꺼리만 계속” 불만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한동훈호가 야심차게 닻을 올린 지 50여 일, '순풍'이 아닌 '역풍'에 직면하며 난파 위기에 몰린 모습이다. '응급실 뺑뺑이' 논란 여파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내려앉은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소야대 정국 속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우려까지 커지면서 거야의 '특검 공세'까지 막아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거듭되는 대통령실발(發) 악재에 당 지도부 내에선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尹 20%, 與 28%…정부 출범 후 지지율 동반 최저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개혁'을 실행하겠단 의지로 읽혔다. 문제는 이 전광판의 숫자가 취임 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급기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이달 10일부터 3일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 부정 평가는 70%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라고 했다. 직전 최저치는 지난 5월 5주 차에 기록한 21%다.

윤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부정 평가자는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민생·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등을 부정 평가의 이유로 들었다. 의대 증원 문제는 2주 연속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최상위를 차지했다. '응급실 뺑뺑이' 논란에 '괜찮다'고 말했던 정부의 진단을 국민이 '오진'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보수 '집토끼 지지층'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지지율에서 대구·경북(TK)은 2%포인트 내린 35%, 부산·울산·경남(PK)은 4%포인트 내린 22%로 나타났다. PK 지지율은 4주 연속 내렸다. 연령별 지지율은 50대 지지율이 전주보다 6%포인트 내린 16%, 60대는 3%포인트 내린 32%로 나왔다. 70대 이상 지지율은 전주보다 8%포인트 하락한 37%로 부정평가(48%)보다 11%포인트 낮았다.

대통령 지지율이 침체되면서 여당도 고립된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3%포인트 하락한 28%로 나타났다. 이 역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8월 5주차(31%) 이후 꾸준히 1%포인트씩 상승해 이번 주는 33%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한가위 명절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 연합뉴스

"정부 뒤치다꺼리 힘들다"…與 지도부 '한숨'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생'을 앞세워 위기를 타파하겠단 각오다. 이를 위해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띄우고 지역별, 세대별 유권자들을 만나며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나아가 한동훈 대표는 직접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처하며 여야의정(여야‧의사단체‧정부) 협의체도 제안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당 지도부와 정부 간의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대표는 12일 열린 비공개 당정회의에서 의정 갈등 해결책을 두고 시각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2025년 의대 증원 조정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한 대표는 정부에 "의제에 제한을 두면 개문발차가 늦어진다"며 "지금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또 하나의 악재를 받아들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에서 앞서 무죄 선고 뒤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방조 혐의가 추가된 '전주(돈줄)' 손아무개씨에게 12일 유죄가 선고된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김 여사가 손씨와 비슷한 역할을 했다며, 김 여사를 법정에 세우기 위한 '특검'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간 '김건희 특검'을 반대해온 개혁신당도 '특검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에서도 정부에 대한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실발 악재가 계속되다보니 '한동훈표 정책'을 시행할 동력이 계속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패싱'하고 일부 의원 및 친윤(親윤석열)계 지도부와만 만찬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용산을 향한 불만과 불신이 더 커져가는 모습이다.

최근 국회에서 만난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개편하는 등 민생을 위해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면서도 "언제까지 당이 정부의 뒤치다꺼리를 해야하냐는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보면 의료 개혁 등 국정 개혁과제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들의 신뢰가 없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패싱'하는 당 대표의 말에도 힘이 실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사 내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통화 9615명 중 1002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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