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양현석의 후회"...혹평한 곡으로 억 단위 저작권료 번다는 오디션 참가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대중들에게 어필할만한 매력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톱스타인 아이유조차 데뷔 전 무려 20여 차례나 오디션에서 탈락했는데요. 국내 최대 기획사로 불리는 JYP 역시 아이유를 비롯한 수많은 스타들을 놓쳤지요.

JYP가 알아보지 못한 또 한 명의 원석이 있습니다. 2016년 오디션 프로에 참가해 자작곡을 선보였지만 심사를 맡은 박진영에게 "특별함을 찾을 수 없다"라고 혹평을 받은 참가자인데요. 그로부터 단 1년 후 그 노래는 엄청난 반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2016년 K팝스타 시즌5에 출연해 심사위원에게 혹평을 받는 것은 물론 방송 초반 줄곧 통편집되는 서러움을 겪은 참가자는 바로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좌심실과 좌심방이 없는 선천적인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난 안예은은 4차례나 큰 수술을 했고 어린 시절 보통의 아이들처럼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활동적인 놀이 대신에 4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지요. 이후 자연스럽게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게 된 안예은은 특히 고3 때 참가한 모임에서 음악을 이어갈 결정적인 이유를 찾게 되었는데요. 당시 안예은은 자신과 같은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곳에는 어린 나이의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때 어린 환자의 부모님들이 안예은을 보면서 "우리 아이도 저렇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가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안예은은 자신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그때 심정을 노래로 엮은 것이 바로 안예은의 '봄이 온다면'인데요. 이 곡은 안예은이 K팝스타 출연 당시 생방송 무대에서 공개해 극찬을 받은 곡입니다. 이날 방송에서 안예은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라며 이 곡을 불렀는데, 무대 후 박진영은 "제일 소울풀한 것 같다"라며 칭찬했고 양현석은 "안예은 양이 여기 있어도 되나. 여기 있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점수를 매기는 것도 송구스럽다"라며 극찬했습니다.

하지만 오디션 초반 안예은을 대하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조금 달랐습니다. K팝스타5는 2015년 11월부터 방영되었지만 참가자 중 하나였던 안예은은 무려 11회 만에 방송에 제대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전까지 무려 3라운드를 거치는 동안 안예은의 무대는 대부분 통편집되었고 심사위원에게도 좋은 평을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첫 라운드에서는 3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2명에게 혹평을 들으며 탈락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1라운드 무대에 독특한 염색 헤어스타일로 등장한 안예은은 "사극풍의 비극을 좋아한다"라며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영감을 얻은 자작곡 '홍연'을 선보였습니다.

무대 직후 심사위원인 박진영와 양현석은 혹평했습니다. 박진영은 "음악적으로 기발하거나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라며 탈락버튼을 눌렀고, 양현석 역시 "공감이 안된다. 아마 대부분의 대중들이 공감할 수 없을 것 같다"라며 불합격시켰습니다.

심사위원의 과반이 탈락버튼을 눌러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안예은을 회생시킨 것은 심사위원 유희열입니다. 유희열은 "우리나라에 이런 가수가 없다. 낯설고 독특하지만 분명히 존재가치가 있다"라며 '와일드카드'를 써서 안예은을 합격시켰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자신만의 매력을 담은 자작곡을 선보인 덕분에 결승까지 진출한 안예은은 해당 오디션의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 후 1라운드 탈락 위기를 맞게 했던 바로 그 곡은 엄청난 반전을 일으켰습니다.

박진영와 양현석에게 쓴소리를 들었던 '홍연'이 2017년 방영된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OST로 발표되어 큰 사랑을 받은 것인데요. '역적'의 김진만 감독은 K팝스타에서 안예은이 부른 '봄이 온다면'을 듣고 반해서 먼저 작업을 제안했고, OST 수록곡 하나가 아닌 드라마 속 대부분의 노래를 안예은의 곡으로 채우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와 함께 OST가 공개되자 "공감하기 어렵다"라던 양현석의 말과 달리 대중들은 '홍연'을 비롯한 안예은의 음악에 공감했습니다. 드라마의 애절함을 극대화하는 음악 덕분에 드라마와 노래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낳았지요.

또 최근에는 대세 스타 임영웅이 안예은의 곡 가운데 '상사화'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임영웅은 앞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해당 곡을 커버한 영상을 게재했고 안예은은 이에 "'상사화'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응원하고 있다. 파이팅 하라"라는 댓글은 남기며 팬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랑의 콜센터'에서 상사화를 부르는 임영웅의 모습을 캡처해 "심장이 터질 것 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안예은이 임영웅에게 눈물 나도록 고마울 이유는 충분해 보입니다. 임영웅이 부른 '상사화'가 대중적 사랑을 받으면서 소위 역주행 인기를 불러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안예은은 저작권료 역시 억 단위를 자랑합니다. 놀라운 것은 안예은에게 억대 저작권료를 안겨주는 최고의 효자곡이 바로 '홍연'이라는 점.

안예은은 최근 한 예능에 출연해 저작권료가 대기업 부장 연봉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홍연'이 실린 앨범이 아주 효자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1년에 1억 정도가 맞느냐는 질문에 "덕분에 세금이..."라는 말로 높은 저작권료를 인증했지요.

이날 방송에서 안예은은 일부 악플러들이 "심장 기형인데 어떻게 노래하냐"라고 말해 상처받은 적이 있다는 고백도 털어놓았습니다. 선천적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인 셈인데요. 처음 안예은의 음악을 듣고 '낯섦' 때문에 공감하지 못한 것 역시 기존의 음악 스타일만을 고수하는 일종의 선입견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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