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정은채 "이런 사람 만나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인터뷰S]

강효진 기자 2022. 7. 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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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채. 제공ㅣ쿠팡플레이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정은채가 '안나'를 통해 연기한 현주 역에 대해 "내가 봐도 참 배려 없는 캐릭터다"라고 평하며 자신의 캐릭터 구축 과정을 밝혔다.

정은채는 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 인터뷰를 갖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은채는 이번 작품에서 유복한 집안의 외동딸인 현주 역을 맡았다. 태생부터 모든 걸 가진 여자로 유미(수지)와 갑을관계를 형성하며 묘한 대립각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정은채는 현주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에 대해 "캐릭터를 설명할 때 핵심적인 문구가 '배려도 없고 악도 없는 악역이다'라는 것이다. 캐릭터 자체가 입체적으로 써 있었다. 기존에 봤던, 주인공을 괴롭히고 표독스럽기만 한 악역이 아니라, 현실감 있고 그 나이 또래만 가질 수 있는 밝고 명랑한 모습이다. 그 밝음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부각시키는 글이 써 있었고 저도 그게 현주가 매력적인 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현주를 하게 됐을 때도 그런 점에서 제가 조금 더 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으면 나쁜 선택은 아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현주와 유미는 성격 뿐 아니라 스타일링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뒀다. 압도적으로 화려한 의상을 입은 현주의 모습을 통해 두 사람의 대비감을 강조한 것이다.

정은채는 이에 대해 "스타일링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얘기했다. 수지 씨와 의상 담당이 같은 분이다. 미팅하면서 단순히 화려하고 예뻐보이는 걸 넘어서 그 캐릭터를 의상만으로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색감 쓰는 것도 과감하길 바랐다. 언밸런스하지 않고 현주만 소화할 수 있는 팔레트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저는 난생 처음 입어보는 옷들이 참 많았다. 캐릭터 옷이긴 하지만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공간 속에 캐릭터로 존재하니까 그 또한 되게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 정은채. 제공ㅣ쿠팡플레이

또한 그는 현주의 성격이 실제 자신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정은채는 "저 개인적으로는 어떤 상황의 분위기를 파악하려 애쓰고 남이 어떤 컨디션인지 캐치가 빠르다. 현주는 정반대 되는 사람이다. 내 기분과 오늘 컨디션이 제일 중요하다. 그와 상관없이 내 비즈니스를 먼저 보고, 이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이런 면들이 사회적으로 봤을 때 배려가 없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감독님께 '이렇게까지 갑을관계가 노골적으로 보이는 것이 괜찮을까' 고민을 전했다. 거기에 전혀 타협을 안해주시더라. 그런 고집스러움에 감독님의 성격이나 연출 방식이 드러났다고 생각해 거기서 믿음이 좀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미를 향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으로 걸어다녀라"라고 하는 등 현주의 '갑질' 행동들을 떠올리며 "일말의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없다. 제가 찍은 장면을 모니터로 볼 때는 '참 배려가 없다. 이런 사람을 실제로 만나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생각하며 지내기도 했다. 현장에서 유미와 현주는, 현주가 생각할 땐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존재할 수 없는 관계'라고 시작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고 유미가 어떤 신분이고, 어떤 배경으로 발전했는지도 상관 없다. 우리의 시작점에서 관계의 높낮이가 그렇게 형성되어있기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왔다갔다하는게 이해가 안되는 거다. 내가 힘든 상황에 처해있고 내가 빚을 갚고 망했지만, 끝까지 현주는 그렇게 간다. 자기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도 일관된 태도가 저는 현주의 매력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특히 현주의 거침없는 행동과 함께 튀어나오는 제스처들이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는데, 이는 정은채가 직접 준비한 애드리브였다고.

정은채는 "제스쳐나 표정을 많이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은 미리 준비했던 것이다. 그게 막상 현장에서 대사랑 함께 내뱉을 때 대사 안에서 가능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 대사들이었다. 그말인즉슨 이미 굉장히 리듬감있게 대사가 만들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 쉬어가는 타임에 제가 뭔가를 할 수 있게끔 세팅된 대사였다는 생각을 요즘 다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지내오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미지를 연기할 때 참고한다. 그런데 늘 자신감이 차 있고 자기 성격을 표출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 조금 과한 제스처나 남들이 평상시에 쓰지 않는 제스처를 하더라. 그걸 써보면 유미와 대조적이면서도 익살스럽고 더 튀는 인물로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현장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많이 준비하진 않았고 현장에서 이것 저것 해봤는데 너무 반응이 좋았다. 많이 써주셨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장면을 예를 들며 "'로또' 할 때도 '미친 아이'같다고 하고 '클릭' 하는 것도 너무 좋아하셨다. 대사는 '로또 맞았니 하고 지나간다'였다. 대사가 너무 짧고 해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유미는 사실 저를 만날 때 거의 대사가 없어서 표정으로 리액션을 해야 한다. 저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고 비틀어보기도 한다. 테이크마다 다르게 해서 받아주는 사람도 다르게 나오면 감독님이 골라쓰시기 좋으니까 변주를 많이 해본 것 같다"고 전했다.

▲ 정은채. 제공ㅣ쿠팡플레이

끝으로 정은채는 이번 작품의 만족도에 대해 "결과와 결과에 대한 반응을 떠나서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현장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저에게 관대하고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장이 훨씬 더 편해지기도 했고, 자신감이 생기고 더 깊이 좋아하게 된 현장이었던 것 같다. 작품의 현장이 이렇다면 앞으로 용기내서 다양하게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게 배우로서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주 고마운 작품이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안나'는 8일 마지막 5, 6부가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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