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9개월만 열린 광화문 광장.. 녹지·수경시설에 남녀노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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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나온다!" 분수에서 물줄기가 나오자 20여명의 어린 아이들은 환호를 지르며 뛰어갔다.
기존 광화문광장은 양쪽에 차로가 있어 폭이 좁고 시민들이 넘나들기 불편했다.
광화문광장에서 놀다가 지친 사람들은 곧바로 인근 카페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개장된 광화문광장에서 서명운동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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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5000여 그루 심어..녹지에서 휴식 취하는 시민들
일부 시민단체들 서명운동 등 진행..서울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운영 예정
"물 나온다!" 분수에서 물줄기가 나오자 20여명의 어린 아이들은 환호를 지르며 뛰어갔다. 아이들의 몸은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젖었지만 부모들은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함께 웃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부모들이 흐뭇하게 쳐다보는 곳 앞엔 서울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었다.
6일 오전 11시께 서울 광화문광장은 재구조화 공사를 시작한 지 약 1년 9개월 만에 개장했다. 기존 광화문광장은 양쪽에 차로가 있어 폭이 좁고 시민들이 넘나들기 불편했다. 하지만 이번 공사를 통해 광장의 서쪽 차로는 없어졌다. 광장의 총면적은 4만300㎡로 이전(1만8840㎡)보다 2.1배 넓어졌다. 폭도 기존 35m에서 60m로 늘었다.
통행을 방해하던 서쪽 차로가 없어지면서 시민들은 쉽게 광장을 방문했다. 마치 매우 넓은 인도가 하나 생긴 듯 했다. 일부 시민들은 걷지 않고 세종문화회관 쪽 계단에 앉아서 물을 마시며 옆사람과 담소를 나눴다. 광화문광장에서 놀다가 지친 사람들은 곧바로 인근 카페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녹지에도 시민들은 만족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엔 총 500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녹지 면적도 9367㎡로 종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일부 시민들은 나무 밑에서 더위를 피했다. 청량리에서 온 노인 강모씨(82)는 "중간중간 나무도 심어져 있고 힘들 때마다 앉을 수 있는 곳도 있어 좋다"며 "생각보다 더욱 시민친화적인 공간으로 탄생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수경시설에선 남녀노소 모두 발길을 멈추고 더위를 식혔다. 아이들은 옷이 젖든 말든 물놀이를 하며 뛰어 놀았다. 노인들도 분수대에 손을 담갔다. 서울시는 세종로공원 앞에 총 212m 길이의 '역사 물길', 세종문화회관 앞엔 77개 물줄기로 이뤄진 40m 길이의 '터널분수'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엔 광화문광장에서 개장 기념행사 '광화문광장 빛모락(樂)'이 열린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간·사람·공간의 빛을 상징하는 시민 9명이 무대에 올라 '화합의 빛'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창환밴드, 오마이걸, 이날치 등 가수들도 행사 무대에 오른다. 이날 오후 6~10시엔 세종대로 전 방향이 행사를 위해 차량 통제된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개장된 광화문광장에서 서명운동 등을 진행했다. 한 시민단체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 '멸공' 등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다니며 동성애 반대 등을 목소리 내기 위한 서명을 부탁했다. 이외 시민단체는 '북침전쟁연습중단' '미군철거' 등 팻말을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서명을 부탁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향후 광화문광장에서 집회 및 시위를 진행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서울시 조례는 광화문광장의 집회 및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문화제 등을 광장 사용을 신청하고 사실상 집회 및 시위를 벌여 왔다. 서울시는 향후 소음, 교통, 법률, 경찰, 행사 등 5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광화문광장 자문단'을 두고 신청된 행사 성격을 파악할 예정이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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