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다시 기계공학 시대"…제조강국 韓에 절호의 기회 [사설]
인공지능(AI) 혁명의 최정점에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 서울대를 찾아 던진 메시지는 묵직하다. 황 CEO는 "지난 40년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다시 기계공학자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AI가 화면 속 알고리즘이나 데이터센터에 머무는 단계를 넘어 로봇·자율주행·제조·에너지·바이오 등 물리적 세계와 결합하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통찰이다.
그가 기계공학을 강조한 맥락은 명확하다. 지난 40년은 코딩과 알고리즘을 앞세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기술 혁신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AI가 로봇의 두뇌가 되고, 로봇이 공장·물류·의료 현장에 본격 투입되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실제 제품과 산업으로 구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도 센서, 모터, 정밀제어가 받쳐주지 않으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봇이나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능력 있는 기계공학자의 가치도 치솟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변화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다져온 한국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황 CEO도 "뛰어난 전자산업, 기계공학, 제조업, 클라우드, AI 역량까지 동시에 갖춘 나라는 매우 드물다"며 한국을 피지컬 AI 시대의 최적 파트너로 치켜세웠다. 실제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제조역량, AI·클라우드 인프라를 동시에 보유한 나라다. 젠슨 황이 이번 방한 기간 삼성·SK·LG·현대차·네이버 등과 전방위 협력을 논의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젠슨 황의 말대로 한국은 "최근 20년간 개발된 가장 중요한 기술들이 모두 모여 있는 특별한 나라"가 됐다. 이제 제조업에 AI의 날개를 달아 다음 시대로 도약해야 한다.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학계와 산업계는 기계공학과 AI를 유기적으로 융합할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야 하며, 정부는 차세대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규제 완화와 인프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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