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 기후위기로 시신 퇴비화 검토하는 프랑스 [글로벌환경리포트]
死, 죽음. 모든 인간의 삶은 죽음을 향해 걷는 여행이다.
죽음 이후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고인에 대한 예우는 어느 나라나 존재한다.
동양권 문화에서는 제사를 지내며 고인을 기린다. 고인에 대한 장례도 이전에는 화장을 꺼려할 정도로 매우 중요시 여겼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민법에서는 인간의 신체에 대한 존중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다. 고인의 유해는 존중(Recpect), 존엄(Dignité) 그리고 품위(Décence)를 가지고 처리되어야 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매장과 화장만 허용 된다.
하지만 이제 기후 위기로 장례 문화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대안이 유골을 퇴비화하자는 것이다.
프랑스 매체 '르피가로'는 15일(현지시각) "프랑스는 매장이나 화장의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시체 퇴비화를 연구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시하였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 20여년 동안 묘지에서 묻거나 화장터에서 화장하는 장례 보다 더 친환경적인 매장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한다.
장례 시 오염을 줄이고, 인간의 유해를 지구를 위한 비옥한 물질로 전화하는 두 가지 방법이 제시되었다.
위무사시옹(Humusation). "지구를 재생하여 사후에 생명을 준다"는 슬로건을 내 건 운동이 대표적이다.
위무사시옹은 고인의 시신을 부엽토로 만들어 풍요로운 토양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제 이 운동은 단지 몇몇 시민들의 목소리로 그치지 않고 있다.
프랑스 대도시 리옹이 있는 론 지역의 상원의원 베르나르 피알레는 이 과정이 "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고 지적하며 지난 7일 정부에 이 위무사시옹을 검토할 의양히 있는 지 물었다.
마리 게네부 국외 영토 담당 장관은 프랑스 법은 현재 매장과 화장만을 허용하고 있다면서도 "국무회의 관할 하에 상반기 말까지 실무 그룹을 구성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제 위무사시옹은 국회의원, 학계, 지자체, 장례 업체, 유족 대표, 전문가 및 관계 부처 대표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장례는 환경에 악영향 미쳐
'르 피가로'는 "오늘날 매장을 선택하든 화장을 선택하든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지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라고 강조한다.
어째서 그럴까? 매장은 땅을 오염시키고 화장은 화석연료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매장은 자동차로 4,000km 이상, 화장은 1,000km 이상 이동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는 '파리 시 장례 서비스 재단'이 추산한 결과다.
여기에 목재로 만든 관의 오염된 니스 층, 에너지 집약적인 콘크리트 사용, 유골함, 먼 나라에서 수입한 화강암 기념물 등 이러한 모든 선택이 고인의 시신에 대한 위생과 유지를 오염시키고 독성을 더한다는 것이다.
'르 피가로'는 방부 처리를 하지 않고 생분해성 수의로 싸서 퇴비화하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골의 퇴비화 실험 후 반대 정책 펴는 벨기에
벨기에는 이와 관련하여 가장 진전이 빠른 국가다. 이미 돼지 유골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돼지는 생리학적 측면에서 인간과 가장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실험 결과 동물 사체는 거의 부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비화 과정에서 외부 온도의 영향으로 위생 처리가 불충분 한 것이다. 또한, 묘 아래는 대조 토양보다 최대 57배 많은 양의 암모니아가 수로를 오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실험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자연 퇴비화는 현재 매장과 화장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2024년 초 벨기에는 유골의 부엽토화 금지 정책을 재확인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위무사시옹은 여러 국가에서 계속 실험 중이다.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는 시신을 90도 이상 가열한 물에 탄산염, 나트륨, 칼륨을 넣어 놓이는 방식 등 여러 친환경적인 장례 대안을 실험하고 있다.
'르피가로'는 끝으로 이렇게 말한다. 어떤 방법을 고안하든 목표는 똑같다고. 그것은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라는 것이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도 해탈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황동규 시 '풍장' 中 -시집 <풍장>에서, 1995년-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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