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윤석열’ 만들어줄라”…범여권도 ‘조희대 탄핵’ 놓고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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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대법관 인선 문제로 충돌 중인 가운데, 범여권에선 사퇴 압박에서 나아가 '탄핵' 카드를 두고선 복잡한 셈법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혁신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112명은 지난 3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등을 문제 삼아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초안에 이름을 올렸다.
혁신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이 굳이 이 대통령 순방 기간에 재제청 불가 입장 표명을 한 점도 그렇고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자꾸 자신을 부각시키고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라며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탄핵을 추진한다면 조 대법원장이 의도한 정치적 효과를 강화시켜주는 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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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②: 헌재 기각 시 ‘지지율 하락’ 및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 역풍
딜레마③: 조희대 숨은 의도? ‘대권 주자’ 정치적 체급 높여줄 가능성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문재인 정부와 대립한 '검찰총장 윤석열'처럼 조희대 대법원장도 정부의 공격을 받는 모습으로 '대통령이 되고 싶나' 하는 의심까지 든다. 계속 압박받는 코스프레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는 느낌이다. 우리가 괜히 거기에 동조해 주는 게 맞는지 정무적으로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조국혁신당 원내지도부 소속 국회의원)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대법관 인선 문제로 충돌 중인 가운데, 범여권에선 사퇴 압박에서 나아가 '탄핵' 카드를 두고선 복잡한 셈법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①탄핵 사유를 법적으로 연결하기 쉽지 않은 데다, 자칫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경우 ②당정 지지율 하락과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조 대법원장을 무리하게 끌어내리려다 오히려 ③대권 주자로서 정치적 체급만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탄핵 사유는 충분하나, 정무적 판단 필요"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3일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 《민티07》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이것은 본질적인 내란적 성격이 있다"며 "대법원장이 이렇게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대통령과의 권력 다툼 놀이를 하는 것은 유례가 없다"고 비토했다. 그러면서 "이미 진압된 내란 세력 마지막 외톨이의 돌출 행동"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김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론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본질에 대해서는 우리가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그런데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설명과 설득의 과정 이런 것들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차근차근 밟아가겠다"며 "국회에서의 여러 질의, 국정 조사도 있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문제가 있으면 특검도 있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절차와 방식과 과정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도 조 대법원장 탄핵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탄핵 추진 실행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일단 지난해 내놓았던 탄핵안이 모자라서 추진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초안에 파기환송 이후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유 행보들을 추가하면 된다"면서도 "민주당과의 구체적인 교감은 아직 없으며 지금 당장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정무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희대 탄핵론'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혁신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112명은 지난 3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등을 문제 삼아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초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고려하면서 당시 논의는 사실상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에도 탄핵론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탄핵 명분'과 '정치적 실익' 사이, 고심 중인 범여권
범여권이 고민하는 첫 번째 지점은 '법적 명분'이다. 헌법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제청 과정에서 대통령과 반드시 대면하거나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지는 않는다. 서면 제청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이를 곧바로 헌법·법률 위반으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은 이유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1957년 6월6일생인 조 대법원장의 정년은 2027년 6월 5일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재 결정 때까지 직무가 정지되지만, 최종 파면을 위해선 헌재의 인용 결정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상당한 정치적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탄핵을 추진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조급하게 탄핵을 서둘렀다가 대법관 공백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의 후폭풍은 더욱 민감한 문제다. 집권여당이 당력을 동원해 대법원장을 탄핵하려다 실패하면 조 대법원장이 '여권의 사법부 장악 시도에 맞선 인물'이라는 정치적 서사를 얻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하며 보수 진영의 상징으로 떠올라 대권이라는 '별의 순간'까지 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례가 거론되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자칫 조급하게 탄핵을 추진했다가 조 대법원장을 '제2의 윤석열'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이 굳이 이 대통령 순방 기간에 재제청 불가 입장 표명을 한 점도 그렇고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자꾸 자신을 부각시키고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이라며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탄핵을 추진한다면 조 대법원장이 의도한 정치적 효과를 강화시켜주는 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도 변수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수록 야권의 재판 재개 요구가 되레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 진행한 이재명 정부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 등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임명 안 해줬다고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한다면 이것이 결국 위헌적인 탄핵 사유"라고 비판하며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재개가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범여권의 고민은 탄핵 사유의 충분성만이 아니다. 탄핵을 통해 조 대법원장을 끌어내리려는 시도가 되레 그를 정치적 상징으로 키우고, 정부와 여당에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는 데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2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최근 하락세인) 이 국정 지지율을 가지고 계속해서 사법부와 정면충돌하는 건 정권으로선 쥐약"이라며 "오히려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사법파동 국면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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