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 정예 軍의 상징 베레모, 한국서 '빵모자' 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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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인 베레(Béret)는 본래 군대와는 거리가 먼 모자였다.
모자 달린 망토를 뜻하는 고대 로마의 라틴어 '비루스'(birrus)가 어원으로, 15세기경 프랑스 피레네 산맥의 양치기들이 따뜻한 양털 모자를 '베레'라 부른 것이 시초로 여겨진다.
베레모가 군복의 일부가 된 것은 19세기 말이었다.
베레모는 사실 평시 군인에겐 실용성이 떨어지는 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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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서 확산, 美 케네디 "그린베레는 자유의 투사"
특전사 1969년 착용, 해병대는 1972년 수색대서 도입
육군, '빵모자' 베레모 없애기로…"군기는 정신력에서"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불어인 베레(Béret)는 본래 군대와는 거리가 먼 모자였다. 모자 달린 망토를 뜻하는 고대 로마의 라틴어 '비루스'(birrus)가 어원으로, 15세기경 프랑스 피레네 산맥의 양치기들이 따뜻한 양털 모자를 '베레'라 부른 것이 시초로 여겨진다.
![미국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네이버 블로그 '백설' 사진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29/yonhap/20251029154127805xkee.jpg)
베레모는 챙이 없어 걸리적거리지 않고 부드러워 접어 넣기 쉬워 온종일 비바람과 싸우는 양치기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이후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바스크 지방으로 전파된 이 모자는 '바스크 베레'라 불리며 노동자와 예술가들의 일상 속으로 퍼졌다.
베레모가 군복의 일부가 된 것은 19세기 말이었다. 1889년 프랑스 산악부대가 추운 고산지대에서 요구되는 방한성과 나뭇가지에 걸리지 않는 실용성 때문에 군모로 채택했다. 1924년에는 영국 기갑부대가 좁은 전차 안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기름이 묻어도 때가 잘 표시 나지 않는 검은색 베레모를 채택했다.
2차 세계대전 동안에 영국을 중심으로 연합군 전반에 베레모가 퍼졌다. 부대와 소속 병과를 나타내기 위해 색상을 구분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세계대전 후 베레모는 정예 부대의 표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 대표가 미국 육군 특수부대가 1953년부터 착용해온 녹색 모자, '그린 베레'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착용을 공식 승인하며 "자유 투사들의 모자"라 불렀다. 그린 베레는 적진 침투와 요인 암살 등 은밀한 비정규전을 도맡으며 전 세계 특수부대의 대명사가 됐다.

한국군도 이 흐름을 따랐다.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는 1969년 4월 1일 부대 창설과 함께 검은색 베레를 표식으로 채택했다. 검은 베레에서 용맹함과 강인함을 상징하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구호가 탄생했다.
특전사의 '영원한 라이벌' 해병대의 녹색 베레는 1972년부터 수색대가 쓰던 것을 1983년 복제 규정 개정으로 공식 승인돼 지금에 이른다. 녹색 베레는 상륙작전의 선봉에 서는 수색대 요원에게 국가가 부여한 명예로운 훈장이기도 하다.
베레모는 사실 평시 군인에겐 실용성이 떨어지는 모자다. 2011년 육군이 흑록색 베레모를 병사 전체에 보급했으나 불만만 키웠다. 챙이 없어 햇빛을 막지 못하고 통풍도 나빠 여름철 불편이 큰 탓이다. 재질 특성상 모양이 쉽게 망가져 '빵모자'라는 조롱도 받고 있다.
최근 육군이 베레모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챙이 달린 전투모를 다시 기본 군모로 쓰기로 했다. 군기를 불어넣겠다며 무턱대고 보급했다가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셈이다. 안 그래도 '군복 입은 보이스카우트'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장병들의 정신력과 체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군기를 세우는 건 모자가 아니라 정신임을 군 지휘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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