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G가 독자 개발한 2도어의 GT 및 4도어 GT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계적인 조작감, 8기통 엔진을 앞세운 가속성능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로의 충분한 가치를 보여줬다. 특히 2도어 모델은 GT R 버전으로 진화하며 서킷에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이며 은퇴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4도어 모델이 특히 인기를 끌었는데 AMG가 가진 이미지를 선망하던 젊은 소비자들이 GT43 4도어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BMW는 이런 GT에 대항하면서 고부가가치 수익적 측면에서 이점이 많은 8시리즈를 개발했는데, 4도어의 그란 쿠페와 2도어 쿠페로 나뉘어 시장에 나왔다.
국내에는 340마력 6기통 엔진을 장착한 840i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8기통 엔진을 탑재한 M850i가 좋은 가격에 출시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AMG가 그러했듯 M850i도 가족까지 태우기 좋은 4도어의 그란 쿠페 버전의 인기가 더 월등했다. 반면 도어의 숫자를 떠나 최상급 모델 M8은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다.

2억 3천만 원을 넘어서는 출시 가격이 차량의 가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도 이유다. 통상 2억 원을 넘어서면 AMG GT 또는 포르쉐 911, 파나메라 등까지 검토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BMW M8의 적정 가격을 2억 원 안팎으로 내다봤지만 2024년 기준 M8의 공식 가격은 2억 4900만 원이다. 물론 3천만 원 안팎의 할인이 제공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선택의 폭이 넓어 소비자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모르는 M8의 매력이 있다. 통상 BMW M이라 생각하면 극악무도한 승차감을 가졌을 것이라 상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최신 M들은 의외로 나긋한 승차감을 보인다. 특히 M8은 스포티한 성향을 강화한 AMG GT 4도어와 달리 강력한 엔진을 품은 고성능 GT카다. 이에 고급 세단들과 견줄 편안한 승차감이 특히 자랑이다.
물론 AMG GT 수준의 날카로운 반응은 기대하지 못한다. 그러나 승차감 문제로 GT43을 떠나보낸 소비자라면 일상에서 중요한 승차감의 가치를 알 것이다. 또한 M8의 성향이 컴포트에 있다고 해도 분명한 것은 M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AMG GT나 포르쉐 911 대비 유한 성격을 가진 것일 뿐, 일반 승용차들이 넘볼 수 없는 성능을 가졌다.

나름대로 장점도 많은 M8이지만 이제 수명이 얼마 남지는 않았다.

최근 출시된 BMW 모델을 보면 동일하게 2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쓰이고 있다. 8시리즈와 유사한 시기에 나온 모든 모델이 이미 2개의 디스플레이와 iDrive 8.0~8.5를 이식받았다. 그러나 2억 원을 넘어서는 M8에게는 이식이 여전히 구형 시스템이 장착되고 있다. BMW 차원에서 개발의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최근 BMW 일본 법인에서는 M8의 파이널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에디션 버전 판매를 끝으로 단종시킨다는 얘기다.
그럼 M8은 이렇게 사라지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단종 이후 의외로 인기를 누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마세라티의 그란투리스모(GT)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단종을 앞두고, 또한 단종 이후 프리미엄이 붙는 등 주목을 받았다. 특히나 고성능 8기통 엔진을 접하기 어려운 자동차 업계의 현실 속에서 지금의 M8이 가진 상징적이 여전히 충분하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여전히 M8을 수입 공급 중이다. 그러나 2025년형 이후로는 시장서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BMW M 라인업의 최정상 자리는 SUV인 XM과 세단인 M5가 지키게 된다.
오토뷰 | 김기태 PD (kitaepd@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