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의 눈이라 불리는 조기경보기, 그 중에서도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2차 도입 사업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졌던 보잉사가 4차 입찰에서 갑자기 불참을 선언한 것이죠.
이로 인해 사브(Saab)와 L3해리스 두 회사만이 경쟁하게 되면서, 그동안 보잉사의 '갑질'로 인해 3차례나 무산됐던 사업이 드디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마치 끝없는 미로 같았죠.
보잉사의 천문학적인 가격 요구로 인해 매번 좌초되면서 한국 국방부는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잉사의 불참으로 인해 오히려 한국 방산업계에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잉사의 '갑질' 실상
보잉사가 개발한 E-7 조기경보기는 분명히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최근 미 공군이 2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가격이 무려 대당 2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4조원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었죠.
자국산 무기체계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도입하는 미국조차도 이런 가격을 지불할 정도니, 보잉사가 조기경보기 시장을 얼마나 독점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이 1차 사업에서 4대를 도입할 때는 2조 563억 원이었는데, 지금은 물가상승을 고려해도 너무 과도한 가격 인상이었죠.
한국 방위사업청이 2차 사업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3조원대인데, 미국 국무부가 승인한 한국 판매 허가액은 6.7조원이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예산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현실적으로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보잉사의 전략적 불참
보잉사가 4차 입찰에 불참한 것은 단순한 포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만의 계산된 전략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이미 4대의 E-7 조기경보기를 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성을 위해 결국 자신들을 선택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죠.

실제로 몇 년 전 한국이 추진했던 2대 우선 도입 사업에서도 보잉사는 2.3조원을 요구했습니다.
당시에도 40% 이상의 가격 폭등으로 문제가 되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가격이 높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보잉사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4차 입찰에서도 유찰이 될 경우 결국 한국이 자신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 같습니다.
사브와 L3해리스의 반격 - 기술이전이 게임체인저
그동안 보잉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사브와 L3해리스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사브는 한국군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성능 개량을 단행했죠.

사브의 조기경보기는 태국과 폴란드 등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검증된 기종입니다.
탐지 거리는 650km로 초장거리 표적까지 공중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지만, 그동안 추적 거리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최근 기체 두 곳에 X밴드 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해 360도 감시 능력을 확보했고, 기존 레이더를 개량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만족시킬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L3해리스는 더욱 파격적입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신호수집기 개발 사업에서 대한항공과 협력해 백두2 정찰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죠.

이들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조기경보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한국 방산업계의 새로운 기회, 국산화의 길이 열린다
보잉사가 불참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이전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들은 백두와 금강 정찰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납품했고, KF-21 보라매 전투기와 장거리 조기경보용 레이더까지 개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국산화보다는 빠른 배치를 위해 해외 도입을 선호하고 있었죠.

여기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면서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을 도입하고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보잉사의 불참으로 인해 사브나 L3해리스가 선정될 경우, 국산 조기경보기 사업도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백두와 금강 정찰기 사업에서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해외산 감시장비를 성공적으로 통합한 경험이 있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죠.
한반도 하늘을 지키는 12대의 눈
한국이 조기경보기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2대 이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현재 4대를 운용하고 있고, 2차 사업으로 4대를 추가 도입하면 8대가 되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죠.
방위사업청은 지난 8년간 3,500억원을 조기경보기 운용에 사용했지만, 가동률은 목표치인 75%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종된 부품들이 늘어나면서 유지보수 비용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잉사를 다시 선택할 경우 향후 유지보수 비용에서 막대한 이윤을 남기려고 할 것이 뻔하죠.
반면 사브나 L3해리스는 적극적인 절충교역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서 한국의 기술 축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잉사의 '갑질' 종료, 새로운 시대의 시작
보잉사의 4차 입찰 불참은 어쩌면 한국 방산업계에게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보잉사의 독점적 지위와 과도한 가격 요구로 인해 사업이 3차례나 무산되면서 한국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했죠.
하지만 이제 사브와 L3해리스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고, 이들은 단순한 완제품 공급이 아닌 기술이전과 함께하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안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하니, 곧 결과를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조기경보기 사업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보잉사의 '갑질'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방력 강화와 기술 자립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