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폐수로 천연가스 생산’…전북대 오병택 교수팀, 신기술 개발

전북/김정엽 기자 2026. 2. 27. 14: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병원과 제약 공장 등에서 쏟아지는 ‘항생제 폐수’는 여러 종류의 항생제가 뒤섞여 있어 처리가 까다로운 대표적인 수질 오염원이다. 그런데 이 골칫거리 폐수를 깨끗하게 정화하면서 동시에 친환경 바이오에너지까지 생산해 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전북대는 생명공학부 오병택 교수와 하르샤바르단 모한(Harshavardhan Mohan) 박사 연구팀이 항생제 오염 폐수를 정화하고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새로운 수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미생물과 전기를 결합한 ‘생물전기화학 시스템(BES)’을 활용해 기술을 개발했다.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자연적인 과정에 미세한 전기 자극을 더해 분해 능력을 극대화하는 원리다.

핵심은 두 종류의 미생물이 벌이는 ‘연계 대사’에 있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갉아먹는 분해균(ACD-08)과 메탄을 만들어내는 생성균(MB-04)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함께 배양했다.

먼저 전극의 음극에서 항생제 분해균이 항생제를 산화시켜 휘발성 지방산(VFA)이라는 중간 물질로 쪼개 놓으면, 양극에 있던 메탄 생성균이 이 물질을 이어받아 메탄가스를 뿜어낸다.

한 미생물이 만든 부산물을 다른 미생물이 먹이로 삼는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여기에 전기 자극이 더해져 미생물 간의 전자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미생물의 성장이 촉진되고 전체적인 처리 성능이 개선됐다.

연구팀이 최적의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 섞여 있던 6종의 항생제가 79% 이상 제거됐다. 수질 오염도를 나타내는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역시 91% 이상 크게 떨어졌다. 정화 과정과 동시에 7.55(±0.78) mmol에 달하는 메탄가스를 생산해 내며 오염 저감과 에너지 회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주도한 모한 박사는 “실제 현장의 폐수는 여러 항생제가 섞여 있어 처리 난도가 무척 높다”며 “이번 기술은 다양한 항생제를 동시에 줄이면서 유용한 메탄까지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오병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생제 폐수를 단순히 처리해야 할 오염물이 아닌, 에너지를 캘 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환경오염 저감과 에너지 생산을 아우르는 통합 기술로서, 향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