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 기대게 될까,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을 거다. 배우자일 것 같고, 자식일 것 같고, 막연하게 가족이겠지 싶다.
근데 실제로 살다 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많다. 진짜 의지하게 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아내도 아들도 아니라는 말이 서글프게 들릴 수 있다. 근데 이건 가족이 소중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누구에게도 전적으로 기댈 수 없다는 현실을 먼저 받아들일 때, 노후가 더 단단해진다는 얘기다.

3위. 친구
자식에게도 못 하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내 젊었던 시절을, 성공도 실패도 함께 기억하는 사람이다.
별일 없는 안부 전화 한 통에 하루가 밝아지는 나이가 있다. "자식보다 친구가 더 편하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노년이 되면 몸으로 안다.

2위. 딸
몸이 예전 같지 않고 마음이 약해질수록 이해해 주는 사람이 필요해진다. 그때 많은 부모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딸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상태를 알아차리고, 병원은 다녀왔는지 챙겨주는 따뜻한 관심. 부모가 원하는 건 거창한 효도가 아니다. "밥 먹었어?" 이 한마디다.

1위. 자기 자신
친구도 각자의 삶이 있고, 딸도 자신의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건강을 지키는 것도, 하루를 채우는 것도, 외로움을 견디는 것도 결국 내 몫이다. 가장 오래 곁에 남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걸, 나이 들수록 더 선명하게 알게 된다.

노후를 가장 단단하게 만드는 힘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능력이 아니다.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힘이다.
친구가 있고, 딸이 있고, 가족이 있어도. 결국 내 삶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은 "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