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통신 1위' KT, 다음 타깃은 AI 인프라 없는 '중소 CP'

KT의 콘텐츠 기획 및 채널 운영 계열사 skyTV의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나는 SOLO'. /사진=skyTV 홈페이지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플랫폼을 통해 유통까지 할 수 있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한 KT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콘텐츠 제작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콘텐츠 제작 플랫폼은 AI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중소 콘텐츠제작사(CP)가 타깃이다.

KT가 지난 29일 공개한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종합 미디어 솔루션' 매직플랫폼은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수단이다. 매직플랫폼은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B2B 종합 미디어 솔루션'이다. KT는 매직플랫폼의 다양한 기능을 중소 CP들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할 계획이다. CP는 필요한 기능을 갖춘 API를 제공받아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 매직플랫폼은 △업스케일링(화질개선) △이미지 처리 △장면인식 △텍스트 △창작 등의 엔진을 갖췄다.

KT가 매직플랫폼을 활용해 제작한 'AI 오브제북'이 매직플랫폼의 활용 예시가 될 수 있다. 매직플랫폼은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 전자책에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뒤 KT의 AI 보이스 스튜디오에서 더빙을 합성했다. 매직플랫폼은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이 생성한 배경음악까지 더해 콘텐츠를 완성했다. 이 콘텐츠는 밀리의 서재뿐 아니라 KT의 지니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중소 CP들은 AI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작하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KT는 이들을 매직플랫폼 고객으로 유치하면 새로운 매출원을 발굴할 수 있다. KT에 신규 고객 발굴은 지상과제다. KT가 1위인 유선통신시장뿐 아니라 2위인 무선통신시장도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KT의 미디어 가입자는 총 1334만가구다. 이는 KT IPTV(941만가구)와 KT스카이라이프(스카이TV 266만가구), HCN(127만가구)을 더한 후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82만가구)를 제외한 수치다. OTS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이므로 중복산정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가구 계산에서 제외했다. 중소 CP들은 KT의 매직플랫폼을 활용하면 대규모 AI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필요한 기능만 비용을 내고 쓸 수 있어 효율적이다.

KT는 지식재산권(IP) 발굴부터 콘텐츠 유통까지 가능한 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KT그룹의 미디어 계열사는 △원천 IP(스토리위즈·밀리의서재) △콘텐츠 기획 및 제작(KT스튜디오지니) △콘텐츠 기획 및 채널 운영(skyTV) △콘텐츠 플랫폼(KT 지니TV·KT스카이라이프·HCN·알티미디어) △OTT(지니뮤직) △콘텐츠 유통 및 광고(KT알파·나스미디어·플레이디·KTis) 등으로 구성됐다. KT의 미디어 그룹사들은 예능 제작은 skyTV, 드라마는 KT스튜디오지니가 담당하는 K콘텐츠 양날개 전략을 추진한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