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수 “반대” 무한 반복... 공항 이전 3자 회동 ‘빈손’

광주시장·전남지사·무안군수
6년만의 만남 성과 없이 끝나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난항’
대구 군공항 이전은 착착 진행

강기정 광주시장(왼쪽부터),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6년 만에 이뤄진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3자 회동’이 아무런 성과 없이 종료됐다.

예상했던 대로 김산 무안군수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무한 반복했고, 광역자치단체장인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무안군수의 막무가내식 협상 방식에 별다른 대응조차 못하고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 정치력과 협상력 부재 등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사회에선 ‘호남 대표 하늘길’로 조성한 무안국제공항이 민간·군 공항 통합 지연에 따라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부산가덕도 공항, 전북 새만금 국제공항 등 타지역 신설 공항과의 경쟁에서 뒷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은 30일 3자 회동에 따른 공동 입장문을 내고 “29일 오후 6년 만에 만나 3시간 동안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민·군 통합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서로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으나 무안군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강기정 시장은 이번 회동에서 기존에 약속한 1조원대 지원금 외에도 무안공항 복합도시 건설 참여, RE100국가산단 조성 협조, 광주 공공기관(인재개발원)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대형 기관 무안 유치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또 3자 공동 소음도 측정·검증, 지역민 여론조사, 이전 논의를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 등도 제안했으나, 모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영록 지사 역시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RE 100(재생에너지 100%) 국가산단 조성, 공항 주변 호텔·카지노·컨벤션센터를 포함한 관광·국제 물류 특구 등 미래형 신도시 개발 등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광주시에도 무안군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이전 지역 지원사업의 구체적 지원 리스트 등 통합 패키지를 마련하고 조례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특히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 시점인 내년이 무안공항 활성화의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광주 국내선과 국제선을 통합하고 연계하는 발전 방안을 마련,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산 무안군수는 군 공항 이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광주민간공항의 무안공항 이전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지역 내에선 진전없는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등 19개 광주경제단체는 최근 ‘공동성명서’에서 “무안국제공항은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규모를 갖추고도, 6년간 930억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지역민의 타 공항으로 연간 5500억원에 달하는 직·간접적 경제적 손실과 함께 신성장 동력인 첨단산업과 문화관광산업 유치·활성화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조적으로 지난해 4월 광주시와 동시에 군 공항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 낸 대구시는 군 공항 이전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구시는 29일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함께 추진하는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조성을 위한 기초조사 용역’에 착수했으며, 군 공항 이전 사업대행자 선정, 토지 보상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6년 2월 대구·경북 신공항을 착공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회동에서 새로 만들어질 대구공항의 활주로는 2개지만, 우리 무안공항 활주로는 3개 일 것이고, 대구는 이제 철도와 도로를 놓기 시작하지만, 우리는 이미 무안-광주 고속도로가 뚫렸고, KTX도 공사 중이라는 점을 들어 지금이라도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아직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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