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 탈락해도 2억원…US오픈 ‘역대급 돈잔치’에 선수들도 ‘보이콧’ 철회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US오픈이 총상금을 역대 최대인 1억800만달러(약 1500억원)로 대폭 올리면서 상금 배분 확대를 요구해온 정상급 테니스 선수들이 올해 대회에서는 항의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 가디언은 21일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미국테니스협회(USTA)의 US오픈 상금 20% 인상 발표를 환영했으며, 이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는 미디어 보이콧 등 집단행동을 벌이지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선수들의 미디어 보이콧으로 대회 전부터 진통을 겪었다. 선수들은 그동안 그랜드슬램 대회 수익에서 자신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리고 복지와 의사결정 참여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해왔다.
USTA는 올해 US오픈 총상금을 1억800만달러로 책정했다. 2024년과 비교하면 44% 늘어난 규모다.
남녀 단식 우승자는 각각 550만달러(약 76억원)를 받는다. 특히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해도 14만달러(약 1억9400만원)를 받는다. 테니스 역사상 그랜드슬램 본선 진출만으로 받을 수 있는 가장 많은 상금이다.
USTA는 상금뿐 아니라 선수 복지에도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선수 지원 프로그램에 200만달러를 투입해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기존 연금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4대 그랜드슬램은 선수들의 의사를 대회 운영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선수 자문위원회(Player Advisory Council)’도 공동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선수 측은 “지난 18개월간 선수들과 US오픈 사이에서 진행된 논의에서 중요한 진전”이라며 “상금이 상당히 증가했고 선수 복지에 대한 의미 있는 약속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수들의 요구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들은 매년 각 대회가 상금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회 전체 수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선수들에게 배분하는 공식적인 수익 공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수 측은 “아직 합의된 수익 공유 공식과 연결된 것은 아니다”며 “선수들은 이 원칙을 계속 요구할 것이며 4대 그랜드슬램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US오픈은 4대 그랜드슬램 가운데 선수 복지를 위해 별도의 재정 지원을 처음 약속한 대회가 됐다. 이에 따라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에도 비슷한 수준의 조치를 요구하는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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