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투자파일] 티에스이, 1000억 선투자…HBM 수요 잡을까

/사진 제공=티에스이

반도체 검사장비·부품 기업 티에스이가 상장 이후 첫 메자닌 발행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용 프로브카드 생산 기반 확대에 나선다. 기존 낸드 중심의 프로브카드 사업을 D램과 HBM으로 넓히는 과정에서 생산설비와 인력을 동시에 보강하려는 행보다. 이번 투자가 신규 고객 물량을 안정적인 매출로 연결할지 주목된다.

무이자·무리픽싱으로 1000억 확보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에스이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1회차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23만8664원으로 전환권이 모두 행사되면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3.79%에 해당하는 보통주 41만8999주가 새로 발행된다.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7월22일부터 2031년 6월22일까지다.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각각 500억원씩 배정됐다. 시설자금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프로브카드 생산 장비와 시설을 확충하는 데 사용한다. 운영자금은 프로브카드 수요 대응을 위한 인건비로 올해 300억원, 내년 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발행 조건은 회사에 비교적 유리하게 설정됐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정기적인 이자 지급이나 만기 프리미엄 부담이 없고 주가가 하락해도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는 발행 1년 뒤부터 전체 CB의 30%인 최대 300억원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는 발행 30개월 뒤인 2029년 1월부터 3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어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금 상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조달은 티에스이가 발행하는 첫 CB다. 티에스이는 201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 주식연계채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았다. HBM용 프로브카드 수요 증가에 맞춰 설비와 인력을 동시에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메자닌 시장을 선택한 것이다. 이자비용 없이 1000억원을 확보해 자체 현금의 급격한 감소를 피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현재 사업과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회사의 성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며 "무이자 발행 또한 투자자들이 회사의 실적과 반도체 업황이 양호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서 D램·HBM으로…수주 증가에 증설 대응

티에스이는 반도체 웨이퍼와 완성 칩의 전기적 성능을 검사하는 프로브카드, 인터페이스보드, 테스트소켓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프로브카드는 웨이퍼 상태의 반도체와 검사장비 사이에서 전기 신호를 전달해 불량품을 선별하는 부품으로 자회사 타이거일렉이 프로브카드용 인쇄회로기판(PCB)을, 메가터치가 검사 핀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도 갖추고 있다. 핵심 부품을 내부에서 조달할 수 있어 고객사의 물량 증가와 제품 사양 변화에 대응하기 유리하다.

이 같은 수직계열화 구조는 D램·HBM용 프로브카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고객사 물량과 제품 사양 변화에 대응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프로브카드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보다 올해 1분기 말, 2분기 말로 갈수록 늘고 있다"며 "전방 고객사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2027년 이후에도 성장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티에스이의 올해 1분기 프로브카드 매출은 479억원으로 전체 별도기준 매출의 40.6%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연간 프로브카드 매출은 1434억원으로 2024년 803억원보다 78.7% 증가했다. 프로브카드가 인터페이스보드와 함께 티에스이의 외형 확대를 이끄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티에스이의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유형자산 취득액 추이. 회사는 벌어들이는 현금의 상당 부분을 지속적으로 설비투자에 투입하고 있다. /그래픽=이동현 기자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티에스이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07억원으로 전년 동기 830억원보다 8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억원에서 420억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18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확대됐다. 1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92억원의 85%가량을 달성했다.

다만 이익 증가가 곧바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회사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 129억원보다 현금 유출 규모가 커졌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1077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578억원으로 501억원 늘었고 재고자산도 912억원에서 1198억원으로 28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에 162억원을 지출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58억원에서 581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가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실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현재 관련 설비 가동률이 60~70%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고 이번 투자에는 기존 제품뿐 아니라 HBM 등 차세대 제품용 생산설비도 전반적으로 포함돼 있다"며 "현재 사업 성장과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실적이 계속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