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에서 극적 생존·역습 축구…‘2016년 레스터 시티’가 보인다?
2016년 프리미어리그에서 5000분의 1 우승 확률을 뒤집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변을 만들어냈던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재현될 수 있을까. 14일 기준 리그 3위를 달리며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노팅엄 포레스트의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리그 우승 가능성에 팬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지난 시즌 재정적자 규정 위반으로 승점 4점을 깎이고, 17위로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올 시즌 20경기에서 승점 40점을 쌓았는데, 레스터의 우승 시즌과 판박이다.
다만 프리미어리그 공식 데이터 파트너 옵타는 볼 점유율 리그 최하위(39.4%), 상위 5개 팀 중 가장 낮은 기대 득점(25.9골)을 근거로 노팅엄의 우승 가능성을 0%, 2위 확률도 0.7%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충분히 예상할 만하다. 리그 역사상 20경기에서 40점 이상을 기록한 70개 팀 중 4위권 밖으로 밀려난 팀은 단 4팀에 불과하다.
2000년 이후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필요한 평균 승점이 89.2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상승세만 유지해도 충분히 우승권 진입이 가능하다.
2023년 12월 스티븐 쿠퍼 감독 후임으로 부임해 이달의 감독상까지 받은 누누 산투 감독은 뉴질랜드 출신 스트라이커 크리스 우드(12골)를 중심으로 한 빠른 역습과 리그 공동 2위의 수비력(19실점)을 토대로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리그 선두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서 보여준 30% 점유율의 실리적인 축구는 산투 감독의 전술이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는지를 입증했다. 당시 노팅엄은 리버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73개의 패스만으로 승리를 따냈다.
노팅엄의 이번 도전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올해는 노팅엄을 유럽 최강으로 이끈 브라이언 클라프 감독 부임 50주년이 되는 해다. 클라프 감독은 1977~1978시즌 리그 우승과 유러피언컵(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2연패를 이끌며 구단 역사상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우리가 우승 경쟁 구도에 있는 것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이라는 수비수 페드로 모라토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도 “노팅엄이 확실히 우리와 다른 상위권 팀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동의했다. 노팅엄이 작은 예산과 데이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동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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