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일파만파’

유튜브 채널서 가해자들 신상공개
누리꾼들 “죄질 나쁘다” 비난 지속
가해자들, 직장 해고·임시 발령돼
피해자 측 “사전 동의 없이 공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일파만파다.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연달아 폭로하면서 해당 사건을 두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상이 공개된 가해자들은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임시발령되기도 했다. 피해자 측은 사전 동의 없이 신상을 공개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6일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한 유튜브 채널은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봐?’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해당 영상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영상이 추가로 게시됐다. 영상에는 가해자들이 다니는 직장, 근황, 얼굴, 이름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가해자 신상공개도 예고했다.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도 가해자 중 1명의 신상공개 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사회를 우습게 보는 행동이었나”, “질이 아주 더러운 범죄다”, “누군가의 귀한 자식을 그렇게 했으면, 너희들도 똑같이 당해야지”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가해자들로 지목된 남성들은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됐다. 남성 A씨는 수입차 딜러사의 전시장에서 근무해왔고, 이 회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해고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가해자로 지목된 B씨가 근무했던 음식점도 문을 닫았다. 해당 음식점은 과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논란이 됐으며, 해당 건물이 위반건축물(불법 건축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청도군은 해당 식당에 대해 위반건축물에 대한 철거 명령 등 법적 조처를 내렸다.
가해자 C씨도 다니던 직장에서 임시발령 조치됐다. 사진, 직장 등이 공개된 후 C씨가 다니던 직장에서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C씨를 임시 발령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피해자 측은 사전 동의 없이 신상이 공개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 유튜브가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누고, 가해자들을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라는 공지를 게재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측은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 받은 바도 없다”며 “해당 영상이 업로드된 후 영상 삭제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회복, 피해자의 의사존중과 거리가 먼 일방적 영상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끝으로 “피해자 가족이 동의했다는 공지를 삭제 정정하고, 오인되는 상황을 즉시 바로 잡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밀양 사건은 지난 2004년 44명의 남학생이 여자 중학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사건으로 최근 온라인에서 가해자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으로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이 중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합의로 공소권 상실 처리를 받은 학생은 14명으로, 실제 전과에 남지 않은 사실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정웅교기자 kyo1@gnnews.co.kr #경남 #밀양 #신상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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