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그 겨울, 나는> (Through My Midwinter, 2021)
글 : 양미르 에디터

'혜진'(권소현)은 오랜 취업 준비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어머니(오지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몰래 남자친구 '경학'(권다함)과 동거 중인 '혜진'은 마지막 공기업 취업에 실패하자,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경학'은 경찰 공무원이란 꿈을 향해 달리던 중 난데없이 어머니의 빚을 떠안게 되어 곤궁에 처한다.
빚을 최대한 빨리 갚기 위해 중고 오토바이를 사서 배달업에 뛰어들어, 일과 공부를 병행해보려고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혜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험 준비를 멈추고 배달업에 투신하지만, 처음 해보는 배달 라이더 일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사이 '혜진'은 직장 상사가 적극적으로 대시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지만, '혜진'은 단칼에 거절한다.
하지만 달라진 서로의 '오늘'과 '내일'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면서, '혜진'은 '경학'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해보지만, 그의 피해의식과 열등감이 이를 가로막는다.
자꾸 '경학'은 '혜진'에게 짜증을 내고 엇나가고, 그렇게 점점 '혜진'과 멀어지면서, '경학'은 심리적으로 스스로 고립되어 간다.
<그 겨울, 나는>은 가난한 공시생과 취준생 커플의 겨울나기를 통해서,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사려 깊게 조명한 작품이다.

지난해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에 초청받은 <그 겨울, 나는>은 '한국영화감독조합상-메가박스상', '올해의 배우상'(권다함), '왓챠상'까지 3개의 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는 <소나기>(2014년), <연애경험>(2016년), <눈물>(2018년)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초청받은 단편을 만들었던 오성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오상호 감독은 자전적인 일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막노동 일을 약 9년 정도 했었는데, 3년 전 겨울에 벽 깨는 작업을 하다 기계 반동 때문에 어금니가 깨졌었다고.
오 감독은 "그 당시에 하는 일이 잘 안 풀리고, 또 치과에 가서 안 그래도 돈이 없는데 큰돈을 쓸 걸 생각하니까 속상하고 분한 기분이 들었다"라면서, "툴툴대면서 집에 가고 있는데, 내 앞으로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갔다. 그전에는 배달 라이더가 내 눈에 안 띄었는데, 갑자기 그 순간부터 눈에 들어왔고,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꼭 우는 것처럼 구슬프게 들렸다. 그게 꼭 내 모습 같아서 돈 없는 청년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오상호 감독은 연출 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배우의 연기라고 밝혔다.
영화가 다른 요소로 이뤄져 있지만, 결국은 배우를 통해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한다고 생각했다고.

'경학' 역으로 첫 장편의 주연을 맡은 권다함은,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인 엄정화, 조진웅에게 "권다함은 누구나 공감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초대하기도 하고, 때로는 진심 어린 이입점을 만들어 철저히 인물의 심리 속에 가두어버리는 듯한 강렬함을 선사한다"라는 평을 받았다.
권다함은 "혼자 자기 슬픔에 빠지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세상에 맞서려고 하고, 계속 버티려고 하는 인물이어야 관객이 입체적으로 느끼게 될 것 같았다"라면서,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처럼 못난 면도 있고, 어수룩하거나 우유부단 한 면도 있는 지점을 최대한 잘 담는 동시에 너무 비호감으로 느껴지지 않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아이돌 그룹 '포미닛' 이전부터 아역 탤런트로 다수의 드라마에 활약했던 권소현은, 2016년 그룹 활동 종료 후 <생일>(2019년), <블랙머니>(2019년) 같은 영화와 <살인자의 쇼핑목록>(2022년),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2022년) 같은 드라마에서 자신의 숙성된 연기를 선보여왔다.
하지만 <그 겨울, 나는>은 권소현의 첫 장편 주연작이었다.
권소현은 "아이돌 활동이 끝나고 나서 연기를 제대로 시작했을 때는 아이돌 출신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하고,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그래서 스며들 듯 작품에 존재하기를 바랐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권소현은 "그런데 <그 겨울, 나는>을 만나면서 존재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라면서, "내가 튀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전에는 스며들어 있었다면 짙어지고 싶어졌다. 이 작품은 힘들었던 시기에 나에게 '너 연기를 좀 더 해봐도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하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혜진'과 자신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권소현은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비슷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노력하고 이해하려는 모습들도 닮았다"라면서, "그로 인해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모순들도 닮아 있어서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오 감독은 경제 문제나 혹은 가치관 차이로 관계가 깨져 나가는 커플들이 나오는 작품들을 레퍼런스로 삼았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이페이 스토리>(1985년), 샘 멘데스 감독의 <레볼루셔너리 로드>(2008년),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2019년), 켄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2019년), 주동우 주연의 <먼 훗날 우리>(2018년) 등이 그 레퍼런스라고.
그렇게 <그 겨울, 나는>은 경제 문제 혹은 가치관 차이로 난관에 부딪힌 연인들을 담은 보편적인 멜로 드라마 장르에서 확장해, 모든 것이 처음인 서툰 청년세대와 기성세대의 관계까지 영토를 넓히며, 더욱 깊고 폭넓은 사유의 장을 제공한다.
- 감독
- 오성호
- 출연
- 권다함, 권소현, 오지혜, 이금주, 지웅배
- 평점
-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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