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소셜 원조' 된 경북 사회적 기업…소멸 위기 극복하는 지방의 미래

2026. 3. 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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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의 유등초등학교는 학교에 다닐 아이가 없어 약 30여 년 전에 폐교됐다.

2025년 사회적기업 사업보고서 기준, 경북의 사회적기업 325곳은 4대 보험 가입 종사자가 4400여 명, 매출이 55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여성 대표자 비중이 40%, 여성 고용률 60%, 취약계층 고용률 55%, 청년 고용률이 35%로 경북의 사회적기업은 지방 소멸의 극복 대안임을 실천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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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훈 지역과소셜비즈 대표

경북 청도군 화양읍 유등리의 유등초등학교는 학교에 다닐 아이가 없어 약 30여 년 전에 폐교됐다. 이곳에 1995년 청년 국악 예술인들이 모여 세운 온누리국악예술단이 자리 잡고 있다. 청도를 사랑하고, 자신들의 자식을 청도의 아이들로 키우자는 구승희 대표와 구성원들의 의지는 사업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토요 예술학교’, ‘저소득층을 위한 국악 전수’, ‘지역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경북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 성장했다. 10년 전부터는 사회적기업으로도 등록했다. 이 청년들이 결혼해 새롭게 태어난 아이만 10명이다.

 ◇ 폐교에서 태어난 10명의 아이

이젠 이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다시 세워야 할 정도다. 앞으로 ‘해녀 국악단’, ‘국악 맞선’ 등 창의적인 콘텐츠도 발굴해 선보일 예정이다. 구 대표는 “청도와 같은 시골에는 아이가 태어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라며 ”그 귀한 아이들과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함께 있다면 지역은 더 살기 좋아질 것이고,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소회를 털어놨다.

경북 김천시에 있는 재생 자원 전문 사회적기업 비전의 사업장 한쪽에서 열심히 기계를 분해하고 있는 여성 남민경 씨. 선배 기업인의 도움을 받아 사회적기업 지알티를 운영하고 있다. 폐기계를 무게 단위로 거래하던 관행을 바꿔 기계를 분해해 유용한 자원을 찾고 있다. 자원 재생률을 올리고, 부가가치도 높였다. 남민경 지알티 대표는 “갓 대학을 졸업한 여자가 고철, 비철 등 고물상 사업을 한다니까 이상한 시선도 많았지만 이제 어엿한 자원 재생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 K소셜의 원조가 된 경북 사회적기업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은 모든 국가의 과제다. 이런 가운데 경북의 사회적기업은 K-소셜의 원조가 되고 있다. 경북의 사회적 기업은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 따뜻한 이윤, 지역 사회와의 동반 성장’ 등 이윤만이 아니라 효용(benefit)을 우선하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새싹채소 생산량 전국 1위 나눔공동체 (안동), 백간장 시장 점유율 1위 (쿠팡 기준) 더동쪽바다가는길 (영덕), 곤포 사일리지 재생 시장 점유율 1위 동민산업(영천), 사회적기업 분야 고용 전국 1위 포스코휴먼스(포항), 종이컵 시장 점유율 3위 제일산업(칠곡) 등 전국 최고 수준의 기업이 즐비하다.

싱가포르 진출 매장 30여 곳, 두바이 등 중동에도 수출되는 오미자 음료를 생산하는 문경미소, 세계 최초 지하수 자재를 미국위생재단(NSF)의 인증을 받은 기술 기반 지하수 관리기업인 한결테크닉스, 비수도권에서는 드물게 미국 사회적기업인 B-corp. 인증받은 알브이핀과 더동쪽바다가는길은 글로벌 수준의 사회적 기업이다.

2025년 사회적기업 사업보고서 기준, 경북의 사회적기업 325곳은 4대 보험 가입 종사자가 4400여 명, 매출이 5500억원을 돌파했다.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 이후 최초로 전체 평균 영업이익 흑자도 실현했다. 정부 지원 없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특히 여성 대표자 비중이 40%, 여성 고용률 60%, 취약계층 고용률 55%, 청년 고용률이 35%로 경북의 사회적기업은 지방 소멸의 극복 대안임을 실천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 현장 기업·중간 지원기관·행정의 성과

경북은 2010년부터 사회적기업 육성 업무를 본격화했다. 매년 모든 사회적 기업의 활동을 분석해 ‘발굴 → 육성 → 안정화 → 모델 확산’에 이르는 활성화 정책을 민관 협력으로 설계하고 추진했다. ‘따뜻한 이윤을 만들어 지역을 살린다’는 슬로건으로 특히 동료 간 학습, 10×10클럽, 사회적기업 종합상사, 대기업 연계, 수익사업 개발 등 기업 성장의 펀더멘털을 다져 도전했고 성과를 냈다.

 ◇ 소비자들이 응원한 착한기업

소신 소비, 착한 소비, 착한 사장님 돈쭐 내기’ 등 과거의 소비 패턴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소비 성향이 시장을 바꾸고 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미래 소비자의 윤리 소비는 경북의 사회적 기업에 큰 지원군이다. 바가지를 씌우거나, 불친절하면 SNS 등을 통해 응징하지만 착한 일을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팔아주고, 칭찬하고, 도와주는 ‘새로운 소비자주권 운동’이다. 경북의 사회적기업이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앞서 혁신한 결과다.

경북의 사회적기업은 지방소멸 시대에 “착하게 변한 기업이 생존한다”는 모델을 만들었다. 지방소멸을 걱정만 할 게 아니라 경북의 사회적기업에서 혜안과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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