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긴급재정명령’ 언급에 野 반발… “상시국회서 정치적 쇼”
한동훈 “IMF 때도 안 쓴 카드… ‘경제 계엄령’ 발동할 때 아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헌법 제76조가 규정한 긴급재정명령은 국회가 열려 있지 않거나 집회를 기다릴 여유조차 없는 극한 상황에서만 최소한으로 발동되는 최후 수단"이라며 "상시국회 체제에서 이를 먼저 언급한 것은 헌법 절차를 무시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긴급재정명령은 발동 이후에도 반드시 국회 보고와 승인을 거쳐야 하고, 승인 없이는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발언은 위기 상황을 해결할 실질적 대안이 부재함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긴급재정명령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물가 안정 대책과 실효성 있는 수급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정 상황이 엄중하다면 국회와의 소통에 나서는 것이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이 위기 상황이긴 하나 국회의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나 하는 초법적인 '경제 계엄령'을 발동할 상황은 아니다"며 "집권여당이 다수당인데 국회를 건너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쓰지 않은 긴급재정명령을 섣불리 시사해 국민과 경제를 불안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긴급재정명령의 역사적 사례도 언급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우리 역사상 긴급재정명령은 1972년 8·3 긴급금융조치와 1993년 금융실명제 두 차례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목적이나 재정 지출 수단으로 사용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을 언급하고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필요하면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관행이나 통상적 절차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헌법 제76조는 대통령이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가 안전보장이나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해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발동 이후에는 지체 없이 국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효력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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