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SKT 해킹 피해 축소 우려...법 개정해 위약금 면제해야"

과방위원장 "SKT, 위약금 면제 약관 공정위 지적에 신설하고도 이행 안해"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를 계기로 정보유출 피해자에 대한 기업의 보상 의무를 강화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국가 기관의 권고가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를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SKT 해킹 사고 이후 정부와 기업의 대응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2025.4.25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SK텔레콤 경영진이 유심 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입법조사처는 제대로 된 가입자 피해 보상을 위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권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위약금 면제의 경우 SKT가 ‘회사의 귀책 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라는 이용약관상 자체 규정을 두고 있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입법조사처는 “통신사 해킹 사고는 신원 인증 정보가 유출되어 금융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은 추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관련 법에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또 “피해자가 개인정보 유출과 피해 간 인과관계를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개인정보보호법에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규정을 두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또 통신사가 사고 시 유심(USIM) 무상 교체 등의 피해자 보호 조치 방안을 취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법조사처는 해킹 사태 발생 직후 SKT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보고서는 SKT가 해킹 초기에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유출 사실을 알리다가 지난달 23일이 돼서야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에 대한 전체 안내 문자 발송을 시작한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해킹 사고 발생 후 이른 시일 내에 유출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한다면 이는 유출 범위와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이므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한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개인정보 유출 대상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전체 가입자 등에게 구체적 상황과 대응 방법을 개별 통지할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SKT 해킹 사건에서 기업의 자율적인 대처와 정부의 대응 체계의 한계가 발견됐다"고 지적하면서 해킹 사고에 대한 정부의 조사 권한을 강화하도록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조사처는 "(기업의) 소극적 대응이나 사고 은폐를 방지하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망법상 과태료를 상향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최소한의 조사 강제력을 강화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SK텔레콤이 회사 귀책이 있어도 가입 해지 시 위약금을 물리던 과거 약관을 고쳤지만, 이번 서버 해킹 사태에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사업자의 귀책 여부와 상관 없이 일률적으로 가입자에게 해지 위약금을 내도록 하는 약관을 운영하다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관법 위반 지적을 받고 자진 시정했다.

최 의원은 "SK텔레콤이 공정위 지적 이후 '회사의 귀책 사유로 인해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고도 종합적 내부 검토, 이사회 의결 등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 중"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