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32만원 예약한 펜션, 5시간 걸려 갔는데 방이 없답니다"

신현보/김세린 2022. 9. 2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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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로 예약한 펜션 가니 "중복 예약에 투숙 불가"
고객센터도 "환불 어려워..해드릴 수 있는 것 없다"
문제 재발에 "시스템상 모든 중복예약 방지 어려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숙박업체 예약 플랫폼 야놀자에서 중복 예약 문제 피해 사례가 또 발생했다. 지난해에 제기된 중복 예약 방지 시스템이 아직 미비한 탓이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갔는데…중복 예약으로 방 없다"

A씨는 지난 14일 새벽 야놀자를 사용해 포항시에 위치한 'P 풀빌라'를 예약했다. 친구의 생일을 함께 보내기 위해 1박에 32만원을 결제한 후 예약 번호까지 받았다. 17일 5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펜션에서는 "타 플랫폼과 중복 예약 건으로 이미 손님이 계신 방이라 투숙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펜션 주인은 "고객님이 새벽에 예약하셔서 방 막기가 진행되지 않은 채로 예약이 돼 버린 것 같다"며 "예약 번호를 받았더라도 확인차 숙소에 먼저 전화하지 그랬느냐"면서 도리어 소비자에게 따져 물었다.

펜션 주인은 "기존에 예약하셨던 방을 중복으로 예약하신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러 가보겠다"며 자리에서 사라졌다. 펜션 주인이 돌아오지 않자 A씨는 펜션의 대처와 입실이 지연되는 상황에 불만이 생겨 "그냥 환불받고 가겠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펜션 측은 "환불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가 난 A씨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다른 숙소를 찾았다.

이에 A씨는 야놀자 측에 현 상황을 설명한 후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야놀자 고객센터는 "고객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지만,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규정대로 취소 불가 안내를 드릴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A씨가 불만을 제기하자 "당일 예약 건 취소 관련은 약관 규정상 환불이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휴 규정상 업주 측 의견 반영도 필요하다. 회사 측에서는 현재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A씨는 야놀자 측에 불만을 여러 차례 제기한 끝에 환불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중복 예약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게 상식적"이라면서 "야놀자 측이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던지, 그게 아니면 소비자 입장을 더 대변했더라면 친구에게 허무한 생일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1년 전 문제 또 재발…"시스템상 완전 방지 어렵다"

야놀자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사례가 속출했다. 작년 7월 한 여행 전문 블로거는 야놀자를 통해 일주일 전에 예약한 숙소가 중복예약임을 당일에서야 알게 됐다. 또 지난해 9월 경기도의 한 풀빌라를 찾은 부부는 여행 46일 전 야놀자에서 35만원을 내고 방을 예약했지만, 휴가 당일 중복 예약으로 투숙할 수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 이들도 A씨와 마찬가지로 야놀자 고객센터에 최초로 문제를 제기했을 때는 환불 받지 못했으나 잇따른 이의제기에 환불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 같은 문제가 공론화되자 야놀자 측은 언론 보도를 통해 "예약 당일 취소 시 대체 숙소를 가능한 범위에서 섭외해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전액 환불 처리와 포인트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이용자의 숙소 중복 예약을 사전에 방지할 모니터링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야놀자에서 예약한 숙소에서 비슷한 문제가 이따금 발생하는 이유는 타 숙소 중계 플랫폼들과 중복 예약 현황이 공유되거나 데이터상으로 파악되지 못하고, 늦은 시간대에는 예약 완료된 방의 막기가 자동으로 진행되지 않아 예약 건수가 종종 누락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으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해서 발생하는 중복 예약 논란에 대해 야놀자 측은 "야놀자 케어 센터 등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취소 및 환불과 관련해 최대한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든 플랫폼이 시스템상 중복 예약 건을 사전에 방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야놀자에서는 최대한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김세린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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