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보가 캐나다에서만 무려 40,673대에 이르는 대규모 리콜을 발표했다.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치명적이다. 차량을 후진 기어에 넣었을 때 후방 카메라 화면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현행 캐나다 연방 교통법상 안전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항이다. 이에 따라 결함으로 인정돼 즉각적인 리콜 조치로 이어졌다. 무려 그 안전하다는 볼보 맞다.
이번 리콜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볼보 모델에 해당한다. XC40, XC60, C40, S90, V90 크로스컨트리, V60, S60, XC90까지 빠짐없이 포함됐으며, 별도 리콜 번호로는 폴스타 2 전기차 모델도 총 7,881대가 같은 결함 사유로 리콜 명단에 올랐다. 후방 카메라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옵션과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기에, 이 같은 결함은 제조사의 품질관리 전반에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현대차그룹도 똑같은 리콜
볼보, 품질관리 안되나?
현대차그룹도 과거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 리콜 대상에 오른 적 있었다. 당시 2021년형 싼타페 등이 대상 차종이었다. 그만큼 후방 디스플레이는 중요한 안전 규범의 일부로 녹아들었다. 그 와중에 볼보는 특히 세이프티 브랜드로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각인된 브랜드다. 그만큼 기본적인 후방 인식 시스템에서의 결함은 더 큰 실망감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결함 발생 원인이 납품업체 측의 문제가 아닌 것에 있다. 볼보 측은 소프트웨어 오류가 원인이라고 밝혔으며, 방문을 통한 무상 업데이트로 조처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결함이 적용된 차량의 생산 연도 폭이 너무 넓다는 점, 그리고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종이 사실상 전 차급이라는 점은 볼보가 시스템적 품질관리에 느슨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업데이트는 신뢰도와 연관 없어
안전 장비는 모든 순간 중요해
폴스타 2까지 동일한 문제로 리콜이 발표되면서, 이번 사안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마무리될 수 없는 브랜드 신뢰성에 관한 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근 차량 대부분이 OTA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바뀌면서, 소프트웨어 품질은 하드웨어 이상의 핵심 안전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차라리 하드웨어 문제였으면 나았을지 모르겠다고 보이는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잘못된 소프트웨어 한 줄이 에어백을 무력화하거나, 이번처럼 후진 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결국 이런 오류는 보행자와 아이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안전 장비는 작동하는 그 순간에만 의미가 있다. 언제라도 고칠 수 있다는 개발자의 관점을 운전자에게 똑같이 적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발적 리콜, 형식적 대응?
볼보, 심혈 기울인 품질 보이길
볼보는 해당 문제에 대해 자발적으로 리콜을 발표했으며, 현재까지 보고된 사고나 부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대응이 아니어야 한다. 제조사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의 신뢰를,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안전을 기대한다. 그 균형이 무너진다면 브랜드 정체성은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안전의 대명사 격인 볼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발적 리콜인지 아닌지보다 사전 예방 가능성, 그리고 지속적인 품질관리 체계다. 단 하나의 카메라가 안 보여도, 그것이 생명에 직결되는 세상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제조사는 더 무거운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소비자는 멋진 디자인 아래에 있을지 모를 위험을 항상 안을 필요가 없으니, 제조사가 차량을 설계부터 생산하는 모든 순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시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