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선 보수, 영광·곡성에선 진보 ‘집안 싸움’

원동욱 2024. 9. 2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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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전남 영광에서 지지세력 결집에 나섰다. 지난 16일 장세일 후보와 전통시장을 방문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민주당]
10·16 기초단체장 재·보선이 치러지는 곳은 4곳이다. 국민의힘(부산 금정구)과 더불어민주당(전남 곡성군)이 각각 한 곳씩 이겼지만 나머지 2곳(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군)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2년여 흐른 이번에도 양당의 우세가 압도적인 건 아니다.

유천호 군수의 작고로 치러지는 강화 보선에선 국민의힘 출신들끼리 싸운다. 국민의힘이 1·2차 경선을 거쳐 확정한 후보는 박용철 전 인천시의원이다. 박 후보는 “14년간 인천시의원과 강화 군의원으로 강화군 구석구석을 뛰어서 강화군정에 누구보다 해박하다”는 걸 앞세운다.

오랫동안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탈당, 무소속으로 맞선다. 예비후보 때엔 국민의힘 소속이었지만 공천 과정에 불참했다. 민선 3·4기 인천시장과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선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도 못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안 전 시장은 강화군수 후보자 공천신청도 하지 않는 등 본인 스스로 심사 및 경선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출신 간 싸움의 틈을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후보, 무소속 김병연 전 인천시장 지역협력특별보좌관 등이 파고들고 있다.

강화군에선 2년 전 지방선거 때에도 내분이 있었다. 일부 인사들이 반발하자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유 군수가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시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는 없었다.

영광과 곡성에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조국 대표 등이 해당 지역에서 월세를 살면서 선거운동을 벌이자 민주당도 긴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9일 장현 후보와 함께 출근 인사를 하는 모습. [뉴스1]
먼저 고공전을 펴는 건 조국 대표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곡성의 토란 농장에서 일하고 막걸리를 함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19일엔 영광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호남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겠다는 결의가 민주당보다 더 강하고 높아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영광군수 후보에 민주당을 탈당하고 입당한 장현 전 호남대 교수, 곡성군수 후보로는 박웅두 당 농어민위원장을 공천했다.

영광군수 후보에 장세일 전 전남도의원, 곡성군수 후보에 조상래 전 전남도의원을 공천한 민주당은 호남 최다선 국회의원인 박지원 의원(5선, 해남-완도-진도)을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워 수성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도 호남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연다.

호남에선 주도권을 두고 연신 다투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지만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선 단일화 여부를 두고 ‘밀당(밀고 당기기)’ 중이다. 금정이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라 야권 다자구도에선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에선 변호사 출신인 김경지 지역위원장, 조국혁신당에선 류제성 전 민변 사무차장을 공천했다. 류 후보는 19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금 당장 단일화 테이블로 나와 윤석열 심판의 대의에 동참해 달라”고 목소리를 키웠다.

국민의힘에선 경선 과정을 거쳐 윤일현 후보가 본선에 진출했다. 세무사 출신인 윤 후보는 구의원 3선을 지내 지역을 잘 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에선 그러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20%, 한국갤럽 13일자)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한 게 부담이다.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잘한다는 여론이 21%에 그쳤다.

원동욱 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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