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운사 장금상선 관련 유조선, 추적장치 끈 채 호르무즈해협 통과"

이정혁 2026. 5.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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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유 200만 배럴 싣고 해협 밖으로
오만 푸자이라항에 정박 후 화물 하역
장금상선 "재용선한 선박… 운항 관여 못 해"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에 6일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다. 푸자이라=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해운사와 연관이 있는 유조선 한 척이 위치추적장치를 끈 채 호르무즈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선박 이외에도 해협을 비밀리에 지나간 선박 두 척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봉쇄 장기화를 이기지 못한 유조선들이 공격 가능성을 무릅쓰고 항행을 강행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인용해 한국 해운사인 장금상선과 연관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바스라에너지호가 최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바스라에너지호는 1일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가 운영하는 지르쿠 원유 수출 터미널에서 200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한 뒤 6일 선박 위치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왔다. 이후 바스라에너지호는 8일 해협 바깥의 오만령 푸자이라 유조선 터미널에 도착해 화물을 하역했다.

장금상선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로 유조선을 매입·임차하는 등 세를 불리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해왔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장금상선 통제 아래 있는 VLCC는 150여 척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장금상선이 1월 말부터 페르시아(걸프)만에 빈 유조선 6대를 투입해 대기시켜 왔고,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자 수출이 막힌 걸프 연안 국가의 원유를 대신 보관하며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장금상선은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과가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금상선 측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선박은 재용선(빌린 선박을 다른 업체에 다시 빌려주는 것)된 선박"이라며 "장금상선이 소유나 관리하고 있지 않으며, 선박의 운항에 대해서도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10일에는 또 다른 VLCC 두 척도 위치추적장치를 끄고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왔다. 해당 선박들에는 각각 200만 배럴의 이라크산 원유가 실려 있는데 이 가운데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I’호는 26일 베트남 응이손 정유·석유화학단지 입항을 목표로 현재 항해 중이다. 또 다른 선박인 산마니노 선적 키아라M호의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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