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하루종일 참았는데… 요로질환 발생률 5배 증가

올해는 유독 장마가 일찍 끝난 뒤,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날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오전부터 후텁지근한 열기가 눅눅하게 달라붙는다. 문제는 기온만 높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실내 냉방에 들어가는 전기요금까지 부담으로 다가온다. 에어컨을 켜자니 요금이 무섭고, 끄자니 더위에 건강이 걱정된다.
11일 KBS뉴스 보도에 따르면, 에어컨을 무작정 참는 것이 오히려 병원비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극심한 폭염에 냉방을 자제하면 콩팥, 위장, 신경계 등 신체 여러 부위에 질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 껐더니 병원비만 늘어

국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는 2018년이다. 당시 전국 평균기온은 28.3도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해 단국대 공동연구팀은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성인 10명 중 8명은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에어컨을 자주 틀지 않았다고 답했다. 문제는 건강이었다. 에어컨 사용을 자제한 그룹은 콩팥·요로계 질환에 걸린 비율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5배 높았다. 위장 질환, 신경계 질환, 수면장애 역시 1.6배 높았다.
단순히 온열질환만 문제가 아니었다. 에어컨을 꺼두는 생활이 인체 내부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줬다. 폭염 속 실내 습도와 온도가 올라가면서 땀이 과도하게 나고, 체내 수분이 손실되면서 장기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장애부터 신경계 질환까지 덮친 여름철 질병

매체는 가천대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의 말을 인용해 “폭염에 에어컨 없이 노출되면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심혈관계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배뇨 기능까지 저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줄어든 여름에는 체온 조절이 쉽지 않다. 밤에 체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주 깬다. 수면 부족은 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만성피로로 이어진다. 한밤에도 30도를 넘는 열대야에 에어컨 없이 버티기 어려운 이유다.
하루 10시간 이상 틀어도 문제… 적정 냉방법 따로 있어

그렇다고 에어컨을 종일 켜두는 것도 답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냉방병 위험이 1.6배 증가했다. 두통, 근육통, 기관지염 같은 증상이 대표적이다. 목이 칼칼하거나 몸이 으슬으슬한 느낌이 지속되면 의심해야 한다.

실내 적정온도는 26도다. 외부 온도와의 차이는 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게 좋다. 실내외 온도 차가 크면 자율신경계가 민감하게 반응해 피로감이 커진다. 최소 2시간마다 환기를 해 실내 공기를 바꿔줘야 하고,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무더위 쉼터 활용도 대안…실내외 온도차가 중요

전기요금이 걱정된다면 무더위 쉼터 등 다중이용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국 지자체는 주민센터나 경로당, 복지관 등에 냉방기를 설치한 쉼터를 운영 중이다.
이용객에게 물을 제공하거나 휴식 공간을 따로 마련한 곳도 있다. 혼자 더위를 버티기보다 공공시설을 이용해 체온을 낮추는 게 낫다. 냉방에 돈을 아끼려다 병원비가 더 나가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름철 냉방 습관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Copyright © 헬스코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