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 화난 소비자…한 푼이라도 아끼려 ‘이것’ 산다

홈플러스 ‘이춘삼 짜장라면’ 등
초저가 PB 날개돋힌 듯 팔려
GS25, 가성비 높은 ‘유어스면왕’
CU,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 인기

14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델. [사진제공=홈플러스]

최근 가격은 그대로이지만 양이 줄어 실질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과 같은 ‘슈링크플레이션’이 식음료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꼼수 인상’을 지적하며 실태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가성비를 갖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소비자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선보인 PB상품 ‘이춘삼 짜장라면(4입)’과 ‘이해봉 짬뽕라면(4입)’이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춘삼의 짜장라면은 ‘1봉에 500원’이라는 가성비를 자랑하며 지난해 12월 첫 출시 9일만에 초도물량이 완판됐고, 전체 라면 카테고리에서 7개월 동안 1위를 유지한 상품이다. ‘이춘삼’은 ‘이것이 리얼 춘장 39.6%(삼십구점육프로)’의 첫 글자를 딴 이름으로 현재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짜장라면 중 춘장 함유량이 가장 높다.

후속작으로 선보인 ‘이해봉 짬뽕라면(4입)’ 또한 1봉에 약 600원 남짓한 가격으로 ‘가성비 라면’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일반 제조사 상품(NB)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이다. ‘이것이 리얼 해물 짬봉(뽕)’의 글자를 딴 이름으로 오징어, 새우, 홍합, 미역, 가다랑어, 바지락 등 6가지 해물을 담아 깊고 풍부한 국물에 불맛까지 가미하여 짬뽕 맛을 구현했다.

편의점 GS25은 ‘슈링크플레이션’ 역주행 상품으로 중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춘 PB 용기면 ‘유어스면왕’(이하 면왕)을 선보였다.

편의점 GS25가 물가안정 PB 용기면 ‘면왕’을 출시합니다. 편의점 유사 용기면(소컵) 대비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GS25 용기면 최저가인 990원으로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사진제공=GS리테일]

‘면왕’은 편의점 유사 NB 용기면(소컵 기준, 86g) 대비 중량은 22% 늘리고 가격은 1천원 아래로 낮춘 것이 특징인 상품이다. GS25는 면과 건더기를 넉넉히 증량하는 방식으로 ‘면왕’ 중량을 105g까지 키웠다. 가격은 GS25 용기면 최저가인 990원이다. 통신사 제휴 할인 등 각종 할인 혜택을 더하면 면왕 가격은 600원대까지 낮아진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의 PB 상품은 가격 뿐 아니라 품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CU가 자체 출시한 단백질 음료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은 성인 기준 하루 권장량의 약 55% 수준인 30g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 편의점 RTD(즉석음료) 단백질 음료 중 최대치를 자랑한다. 제조사 제품(NB) 상품들의 평균 단백질 함유량이 20g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0% 높은 셈이다.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은 CU에서 전체 프로틴 음료 중 판매 1위 자리에 올랐다.

한편, 정부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꼼수 인상’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7일 오전 서울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진행된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인상,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고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실태 조사를 벌이고 관련 사례 제보를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