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기찬 골에 완성된 ‘따로 또 같이’ 영암 세 자매 주택

조회 2,1832025. 2. 3.
전남 영암이 고향인 세 자매는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월출산 자락에 소박한 집을 짓고 ‘따로 또 같이’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을 꿈꿔 왔다. 각자 가정을 꾸려 서울과 경상도, 전라도에서 떨어져 살아왔지만 인생의 황혼기는 대자연 속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 서로 공유하며 살고 싶었던 것이다. 4년 전 막내가 먼저 시작해 집을 지었고, 2025년 봄에 둘째네가 집 뒤편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데 이어 지난 가을에 마지막으로 큰언니가 막내 집 바로 옆에 단층집을 지음으로써 세 자매의 오랜 꿈은 현실이 됐다.

글 사진 이형우 기자│협조 재영건설㈜

HOUSE NOTE

DATA
위치 전남 영암군 영암읍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411.00㎡(124.54평)
건축면적 111.90㎡(33.90평)
연면적 111.90㎡(33.90평)
건폐율 27.22%
용적률 27.22%
설계기간 2023년 9월~2023년 10월
시공기간 2024년 2월~2024년 8월

설계 성우건축사사무소 061-381-3843
시공 재영건설㈜ 1533-0304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CS기와 벨라테라
외벽 - 세라믹사이딩(캐뮤 뉴릿지웨이브 비바브라운)
데크 - 현무암 데크
내부마감 천장 - LG실크벽지
내벽 - LG실크벽지
바닥 - 구정마루(오크뉴클래식)
단열재 지붕 - R-37(크나우프)
외벽 - R-23(크나우프)
창호 알파칸 시스템 3중창호(골드오크)
현관문 로이도어(다크서스+리스타블랙)
주방가구 한샘가구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경동보일러
세 자매가 살고 있는 영암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호남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전주를 지나가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백양사IC 근처에 이르러서는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장거리를 달려온 피로보다 온통 하얀 세상으로 바뀌어 주택의 외관을 카메라 앵글에 담지 못할 거 같아 걱정이 밀려온다. 기온이 낮지 않아 날씨만 개면 녹아내릴 거라는 한 가닥 희망을 갖고 1시간 남짓 달리다 보니 저 멀리 깎아지른 듯한 바위산이 눈에 들어온다. 등산인들 사이에서도 기가 센 산으로 유명한 월출산이다. 천년고찰 천황사 인근의 동네에 들어서니 다행히 눈이 많이 쌓여 있지는 않다. 그림 같은 월출산 설경에 감탄을 자아내며 큰언니의 단층집 마당에 들어섰다.
큰언니 집과 이웃한 막내네 주택 뒤로 눈 덮인 월출산의 설경이 그림처럼 서 있다.
월출산이 품어준 세 자매의 오랜 꿈
스페니쉬 기와를 얹고 세라믹사이딩으로 외벽을 마감한 지중해풍 전원주택이다. 눈 쌓인 마당과 현관을 지나 실내에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전신에 전해진다. 건축주에게 지난 가을 입주해 겨울을 처음으로 나는 만큼 보온과 단열에 신경이 쓰이겠다고 질문하자 둘째와 셋째 처제가 지은 집을 겪고 봤고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보니 기우에 불과할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세 자매의 꿈이었던 ‘따로 또 같이’ 전원생활 스토리는 이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셋째네 남편이 술술 풀어냈다. 셋째네 주택은 이미 지난해 1월호에 먼저 소개됐다.
거실과 선룸의 박공지붕 중간에 깊숙이 들이밀어 구성한 현관. 처마선의 비례감을 높이는 동시에 비밀스런 실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담장도 없이 붙어 있는 옆집에는 손짓 한번에도 반갑게 다가오는 막내네 가족이 살고 있다. 동남 방향으로 트여 있어 산과 들의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작은 큰형님이 하셨습니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큰형님이 처가 동네에 땅을 알아보는 중에 월출산 아래 부지가 나와서 공동으로 땅을 사게 됐고, 저희가 먼저 집을 짓고 살아 보니 너무나 좋아서 둘째 처형네에게도 주변 땅을 소개해 집을 짓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큰처형네가 지난 가을 보금자리를 마련해 세 자매의 오랜 염원이 이뤄졌습니다.”
월출산이 지척인 이곳은 산세가 좋은 데다 피톤치드향이 가득한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어 매물이 잘 나오지 않음에도 두 번만에 대지를 사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세 자매의 오랜 꿈이 이뤄진 것은 기가 가득한 월출산이 품어준 덕분이라며 크게 웃었다.
채우지 않아 공간감이 느껴지는 거실. 마당을 향해 낸 통창으로는 주변 숲을, 우측 벽면의 고창으로는 월출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큰언니는 두 동생과 달리 거실 천장이 높지 않은 따뜻한 단층집을 원했다.
같은 듯 다른 세 집
세 집의 공통점으로는 외관 자재가 비슷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스페니쉬 기와에 세라믹 사이딩, 독일식 창호, 썬룸 설치 등은 세 집이 공히 같다. 커다란 차이는 둘째와 막내네 집은 이층집인 데 반해 큰처형네는 단층집이라는 점이다. 내관에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 막내네 집은 안방에 화장실이 없는데, 첫째와 둘째네 집은 안방에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막내네 집은 주방이 크고 거실이 좁은 데 반해 첫째와 둘째네는 주방이 적당하면서 거실이 크다는 점도 다르다.
세 자매가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있는 각자의 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정원을 가꾸며 자연을 즐기고, 일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디자인한 주방
안방에 설치한 선룸은 큰언니네 부부가 집을 지으면서 가장 갖고 싶었던 공간이다. 월출산의 사계와 마당의 화초를 즐길 수 있고, 세 자매 가족이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는 곳이다.
그레이 계열의 타일을 톤 다운해 안정감이 묻어나는 욕실. 편백나무 루버로 마감한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막내네 남편은 “아마도 처음으로 지은 우리 집을 보고 다른 방향으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큰처형네는 거실 천장이 높지 않고 따뜻하면서 하자 없는 집을 바랐고, 둘째 처형네의 경우에는 2층에 사무실 방을 배치하기를 원했습니다. 취향이 조금씩 다르고 각자의 생활이 있는 만큼 집의 형태와 공간 구성에서 약간의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지요. 다만, 제가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단열성과 기밀성이 좋은 독일식 3중유리 창호나 불연 성능이 좋고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18T 이상 세라믹 사이딩을 강하게 추천해 적용함으로써 비슷한 형태가 나타난 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세 자매 공히 단열성이 좋은 독일식 3중유리 창호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연 세척으로 인해 오염이 되지 않는 세라믹 사이딩을 외장재로 선택해 따뜻하고 깨끗한 집을 지었다.
좋은 땅에 좋은 업체가 좋은 집 지어
세 자매의 집들이 비슷해 보이는 데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세 집을 한 업체가 지었다는 것이다. 사실 집을 처음 지었던 막내네는 지역 하우징 업체 2곳에 건축을 의뢰했다. 하지만 비교적 영세한 이들 업체는 선입금 후에야 공정을 진행하는 영업 방식이라서 내심 찜찜하던 차에 수도권 업체인 재영건설을 소개받아 상담을 진행했다.
“집 지으면 10년은 늙는다, 건축을 계약하면 갑과 을이 바뀐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상담하면서 할 수 있는 것과 해줄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고 건축을 하고 나서 후회하는 부분들을 많이 얘기해 주시는 것을 듣게 되면서 문재영 사장님을 신뢰하게 됐습니다.”
노년으로 접어든 큰언니네 부부는 편의성 증진을 위해 공간별로 기능이 묶이는 동선을 만들어냈다.
계약 이후에는 신뢰가 더 깊어졌다. 회사가 수도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내 집을 짓는 것처럼 꼼꼼하게 공사에 쓰이는 자재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직접 한 공정 한 공정을 살피는 부분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믿음은 더욱 커졌다. 추가 건축비 없이 건축주 요구에 대응한 창문 크기 조정이나 히든도어 및 타일벽 시공 등도 신뢰 형성에 한 몫을 했다.
“3년을 살아보고 처형들에게 사장님을 소개해 줬지만 저는 내심 다른 회사에 맡겨 새로운 형태의 주택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한데 놀랍게도 큰형님과 작은형님, 처형들이 저보다 사장님을 훨씬 신뢰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좋은 땅, 좋은 업체를 만나 좋은 집을 짓게 된 것이죠.”
막내네 주택 뒤편에 자리잡은 둘째네 주택 전경
세 자매 가족들의 사랑방인 둘째네 주택의 포치
집에서 업무를 보는 둘째 자매를 위해 2층에 마련한 사무 공간
둘째네 주택의 거실 및 주방. 각 곳에 낸 창과 오픈 천장, 정갈한 느낌의 주방이 인상적이다.
세 자매는 한 동네에서 함께 살게 된 것에 대해 큰 행복을 느끼고 있다. 세 자매는 이구동성으로 “매일 아침 월출산 주변을 산책한 후 출근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함께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자연을 즐깁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국화꽃이 그득한 동네에서 사계절 변화하는 월출산을 집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라고 전했다.
월출산 자락에서 ‘따로 또 같이’ 전원생활을 즐기며 살아가는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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