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시 논술문항 온라인 사전 유출…출제 오류도

김채운 기자 2024. 10. 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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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수시 논술 문항이 시험 시작 약 1시간 전에 온라인으로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밤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 '오르비'에 올라온 '연세대 논술 출제 오류 재시험 요청' 글은 "시험 시작 20여분 뒤 다수의 고사장에서 문항 오류 민원이 제기됐지만 (감독관이) 문제없다고 대응하다 종료 30분 전에야 오류라고 공지했다"며 "추가된 시간은 오류 문제만 풀 수 있던 것이 아닌 전체 시험 시간 연장이었다. 이럴 경우 4-2번 문제를 넘어간 학생과, 당연히 오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4-2번에 많은 시간을 쓴 학생 사이에 불공정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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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학교 수시 논술 문항이 시험 시작 약 1시간 전에 온라인으로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또 문제 출제 오류로 시험 시간이 20분 늘어나기도 했는데, 이 내용이 고사장마다 전달된 시각도 달라 부정시험·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대 쪽 설명 등을 종합하면, 지난 1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을 담당한 감독관들은 시험 시작 시각을 착각하고 원래 예정된 오후 1시50분보다 약 1시간이 이른 12시55분에 시험지와 답안지를 나눠줬다. 감독관들은 실수를 깨닫고 오후 1시20분께 시험지를 다시 걷었는데, 그사이 단답형 1번 문제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수리논술 갤러리(게시판)에 올라왔다. 게시물이 곧바로 지워지자 “문제 올릴 거면 끝까지 올려라. 왜 지우냐”, “문제 독식하지 마라”, “유출됐다는 거 정사각형에 직사각형 4개면 벡터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는 글이 연달아 올라오기도 했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 감독관이 학생들 휴대전화를 끄고 가방에 넣어 고사장 뒤에 놓도록 한 뒤 시험지와 답안지를 나눠줬다. 시험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자습 시간을 줬는데, 이때 수험생이 다시 휴대전화를 가져와 문제 내용 일부를 (인터넷에) 올린 것 같다”며 “문제지를 직접 사진으로 찍어 올렸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연세대학교 자연계열 논술 4-2번 문제에서 발견된 오류 내용. 연세대 입학처 누리집

오후 2시부터 시험이 시작된 뒤엔 ‘출제 오류’로 혼란에 휩싸였다. 4-2번 문제에서 수학 기호 ‘b’가 ‘a’로 잘못 표기된 것이 발견된 것이다. 학교 쪽은 종료를 30분 남긴 오후 3시께 부랴부랴 문제 오류를 공지하고, 시험 종료 시각을 3시50분까지로 20분 늘렸다. 그런데 일부 고사장의 방송 장비 오류로 감독관들이 직접 구두로 출제 오류와 시험 시간 변경 사실을 알리면서, 수험생마다 공지사항이 전달된 시각이 달랐던 사실도 드러났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재시험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2일 밤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 ‘오르비’에 올라온 ‘연세대 논술 출제 오류 재시험 요청’ 글은 “시험 시작 20여분 뒤 다수의 고사장에서 문항 오류 민원이 제기됐지만 (감독관이) 문제없다고 대응하다 종료 30분 전에야 오류라고 공지했다”며 “추가된 시간은 오류 문제만 풀 수 있던 것이 아닌 전체 시험 시간 연장이었다. 이럴 경우 4-2번 문제를 넘어간 학생과, 당연히 오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4-2번에 많은 시간을 쓴 학생 사이에 불공정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글쓴이는 “교육청에 재시험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세대 관계자는 한겨레 통화에서 “진행 미숙과 잘못된 대응으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준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재시험까지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입학처에서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문제를 유출한 수험생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세대는 2018년 수학 논술에서도 출제 오류가 있어 해당 문제를 전원 동점 처리하기도 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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