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쇼핑'에 백화점 대형·중소형 희비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6. 1. 6. 17: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출 1조 이상' 초대형 매장
작년에 1곳 늘어나 13곳으로
현대百 판교점 2조클럽 가입
중소형 점포 2곳은 간판 내려
"쇼핑만 하는 곳 집객 어려워
문화시설 있는 큰 매장 유리"

작년에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거둔 백화점 점포가 13곳으로 전년보다 1곳 늘어난 데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았던 2곳이 문을 닫는 등 '매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작은 점포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기보다 먹고 즐기는 '체험형 쇼핑'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거점의 대형 시설에 소비자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는 각종 문화·스포츠 프로그램과 팝업 매장, 다양한 먹거리 등을 통해 '체험' 기능을 강화하고 명품관·식품관, 대형 패션관 등으로 집객력을 높이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작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 점포는 전년보다 1곳 늘어난 13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조 클럽 점포 13곳 중 8곳(61.5%)은 서울에 몰려 있다.

새로 1조 클럽에 진입한 곳은 신세계 아트&사이언스(대전)로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 매장 입점과 함께 과학관·아쿠아리움 등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성과를 냈다.

매출 1조~2조원 미만 구간에는 신세계 아트&사이언스에 더해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점 등 8곳이 자리했다. 매출 2조~3조원 미만 구간에는 현대 판교점과 롯데 본점,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 등이 포함됐다. 현대 판교점은 체험형 마케팅을 바탕으로 명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경기권에서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매출 3조원 이상에는 작년과 같이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등이 위치했다. 작년에 문을 닫은 곳은 2곳이 나왔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이 간판을 내린 데 이어 롯데백화점 분당점도 올해 3월 폐점을 앞두고 있다. 이에 비해 작년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새롭게 문을 연 점포는 없다.

1조 클럽, 2조 클럽 멤버가 늘어난 데 비해 점포 폐점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매출의 양극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중소형 백화점 매장의 집객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체험형 쇼핑이 확대돼 문화시설과 다양한 식당, 팝업 매장 등 즐길거리를 갖춘 거점의 대형 매장으로 손님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규모면에서 체험형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연 매출 2000억원 미만 중소형 점포는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백화점 시장은 거점 지역의 체험형 점포 위주로 재편되는 '압축 성장의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 중소형 점포가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로는 매출이 높은 명품 매장 등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명품 브랜드는 '국가당 매장 총량제'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의 중소 점포보다는 수도권 등 거점의 대형 점포를 선호한다.

이 같은 현상에 따라 백화점 업계에서는 주요 점포에 대해 체험형 쇼핑을 강화하고 명품 매장 등을 늘리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는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핵심 점포는 리뉴얼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중소형 점포는 상권 맞춤형 상품기획(MD)으로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백화점 3사 중 비수도권 비중이 가장 높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부진한 지방 점포에 대한 추가 구조조정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는 '초대형 플래그십 전략'을 고수한다. 부산 센텀시티점과 대전 아트&사이언스처럼 지방이라도 압도적 규모와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거점형 점포'에 화력을 집중해 지역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산이다. 특히 매머드급인 수서역점을 2029년 개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2028년까지 대형 점포인 '더현대 광주'와 '더현대 부산'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도 끌어올리기 위해 점포별 특성에 맞춘 시그니처 공간을 조성하고 주요 명품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권오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