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살' 서장훈이 결국 포기했다는 습관…52세가 되고서 달라진 것

위생 강박 사연을 듣던 중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서장훈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깔끔한 사람이 "덜 닦기로 했다"고 말하면 어딘가 이상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어제 방송에서 그 말을 꺼낸 사람이 하필 서장훈이었습니다.

어제(8월 31일) 오후 8시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380회에는 출산 뒤 위생 강박이 심해졌다는 아내와 그 남편이 사연자로 나왔습니다. 연예계 손꼽히는 '깔끔남' 앞에 앉은 셈인데, 방송의 결론은 예상과 반대쪽으로 흘렀습니다.

마트에서 산 물건을 전부 씻는 사람

출산 뒤 위생 강박이 심해졌다고 털어놓은 사연자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사연자는 마트 공용 카트에 담겼던 물건을 집에 오면 하나씩 다 씻는다고 했습니다. 냉장고에 우유병을 넣기 전에도 씻고, 과자 봉지까지 물로 닦아 보관한다고 밝혔습니다. 택배 상자는 아예 집 안에 들이지 않고 현관 밖에서 다 뜯어 알맹이만 들여놓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건 아이들이었습니다. 바깥 목욕탕에서 씻고 온 아이들을 집에서 다시 씻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차에서 잠든 아이를 억지로 깨워 샤워시키고 잠옷까지 갈아입히는 상황에 온 가족이 지쳐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사연자 본인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체력과 시간이 계속 소모되는데 멈추지를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은 나도 그래 본 적 있어"

택배 상자를 집에 들이지 않는다는 사연에 "당연한 거야"라고 반응한 서장훈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서장훈의 첫 반응은 훈계가 아니라 공감이었습니다. "나도 그래본 적 있다. 캔 음료는 입구 주변을 닦고, 팩 음료도 닦고 먹을까 고민해 보긴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선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자봉지는 씻어본 적이 없다"며, 그것까지 닦는 건 "나이도 먹으니까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목욕탕에 다녀온 뒤 집에서 다시 씻었던 시절을 이야기하는 서장훈과 이수근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목욕탕 대목에서는 더 구체적인 경험이 나왔습니다. "옛날에 목욕탕 갔다가 차 타고 집에 돌아와서 뭔가 그래서 다시 샤워한 적도 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해는 하지만 중요한 건 너무 그러면 사실 아이한테는 썩 좋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그가 습관을 줄인 이유는 '체력'이었습니다

깔끔함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체력과 시간'으로 정리한 장면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서장훈이 내놓은 근거는 위생 지식이 아니라 몸이었습니다. "계속하다 보니까 점점 나 스스로한테 지치고 너무 힘들다. 중요한 건 체력과 시간인데 이걸 계속 허비하는 거다"라고 했습니다. 자신도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내 체력이 옛날 같지 않아서 나도 억지로 줄이는 게 있다. 너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이어진 조언은 나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40세가 넘어가면 체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스스로 규칙을 못 지키게 되면 자신이 정신적으로 힘들다"며 "건강하게 하려고 깔끔하게 하는 건데 오히려 이것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 거다. 스스로 절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족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본인의 고집과 만족을 위해 가족들까지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기준을 편하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체력이 곧 직업이었던 사람의 말

"나도 모르게 억지로 줄이는 게 생겨"라고 말하는 서장훈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이 조언이 조금 다르게 들리는 건 말한 사람의 이력 때문입니다. 1974년생인 서장훈은 올해 52세입니다. 연세대를 거쳐 청주 SK 나이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서울 SK와 삼성, KCC, 전자랜드, LG, KT를 거쳐 2013년 3월 코트를 떠났습니다.

한국 프로농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통산 1만 득점을 넘겼고 최종 기록은 13,231점입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그의 이력에 있습니다. '국보급 센터'라 불리던 시절, 그의 직업은 체력을 관리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는 "체력이 옛날 같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 규칙을 덜어냈다고 말한 셈입니다. 위생 강박을 말리면서 청결이 아니라 남은 체력을 근거로 꺼냈다는 점이 이 장면의 핵심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우신가요. 기준을 지키느라 매일 조금씩 지치는 쪽인지, 아니면 서장훈처럼 어느 시점부터 선을 다시 그은 쪽인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