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총에 쓰러진 아들…송도 사제총기 살인사건의 비극

아들이 아버지가 만든 총에 의해 생일날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참극이, 바로 가족 안에서 벌어졌습니다.

지난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34살의 A씨는 아버지 조씨(62)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아버지의 생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조씨는 자신이 직접 만든 사제 총기를 들고 아들의 집을 찾았습니다. 쇠파이프를 절단해 만든 그 총은 아들을 향해 발사됐고, 잔치는 순식간에 살인의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자택에선 사제 시한폭탄까지 발견됐습니다. 범행 전 치밀하게 준비된 정황이 드러난 것입니다.

구속된 조씨는 "이혼의 책임을 나에게 돌린 아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약 20년 전 아내와 이혼했고, 이후 홀로 살아왔습니다.

조씨는 과거 강간치상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혼했고, 별다른 직업 없이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사는 도봉구 아파트는 전처 김씨 명의였고, 주변 이웃들은 “관리비를 자주 연체하던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고립된 삶을 살아온 것입니다.

조씨의 전처 김씨는 유명 뷰티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로연 매출 900억 원대, 전국 100여 개 지점을 운영하는 사업가입니다.

그녀는 과거 회사 홈페이지에 “아들에게 6층짜리 빌딩을 사주고 싶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들 A씨 역시 2021년 창업한 화장품 회사를 3년 만에 30억 원대 매출 기업으로 키웠습니다.

A씨의 회사는 어머니 회사의 계열사 수준으로, 김씨는 직접 A씨 회사의 이사직을 맡기도 했습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조씨가“경제적 열등감과 가족 내 소외감, 이혼 이후 쌓여온 복수심”에 잠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합니다.

범죄심리학과 교수는“20여 년간 분노를 축적해왔고, 그 표적이 결국 아내 편을 든 아들에게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유족은 입장문을 통해 “전처 김씨는 이혼 사실이 알려지길 원치 않았다”며“아들도 이혼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아버지를 배려해 내색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A씨에게는 두 자녀가 있다는 점을 들며“유족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조씨의 신상공개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친족 간 살인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75건에서 2023년에는 106건. 전체 살인의 36.5%, 3건 중 1건이 가족 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김도우 교수는 “가해자 대부분이 가족 내에서 무시당했다고 느끼며 분노를 쌓아왔다”며“특히 가장으로서 역할이 무너졌다고 느낄 때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조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심리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그가 왜,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들여다보아야 할 때입니다.

가족 안의 슬픔이 또다시 피로 물들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