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타입 SUV가 다시 뜬다?

1990년대, 젊은이의 드림카로 손꼽혔던 차들 중 하나를 꼽는다면, 구 쌍용자동차의 코란도(뉴 코란도)를 들 수 있다. 코란도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정통 4X4 오프로더 SUV이면서도,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정통파 오프로더만의 멋들어진 디자인과 탈착이 가능한 소프트톱 등, 그 시대의 낭만을 대표하는 모델로 꼽혔다.

그런데 이 코란도가 당시 실제로도 '젊음의 트림카'가 될 수 있었던 까닭에는 바로 뒷좌석을 제거하고 적재함으로 변경한 밴 모델의 존재 덕분에 가능했다. 코란도 밴 모델은 일반 승용 코란도 대비 훨신 저렴한 가격에 더해, 화물차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 당시 저렴했던 경유 가격 덕분에 경제력이 밀리는 젊은 소비자들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SUV형 밴 모델을 살펴본다.

이러한 형태의 차량들은 SUv의 스타일과 편의성은 누릴 수 있으면서도 화물차로 분류되어, 화물차와 동일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연간 자동차세가 매우 저렴하고 개인사업자인 경우에는 부가세 환급 혜택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SUV 기반의 밴 모델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초기부터 꾸준히 존재해 온 형태였다. 

하지만 2000년대를 전후로 쌍용 뉴 코란도의 단종과 함께 이러한 SUV 밴 모델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르노코리아에서 중형 SUV QM6를 바탕으로 한 QM6 퀘스트를 내놓으며, 십 수년 만에 SUV밴의 부활을 알렸고, 상당한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주시하고 있었던 KG모빌리티(이하 KGM)이 뒤이어 토레스 기반의 SUV 밴 모델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현대자동차 캐스퍼 밴
이 차는 이 자리에 끼워넣기에는 체급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현재 국내서 만날 수 있는 SUV형태의 밴 모델이므로 이 자리에서 소개한다.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밴은 현대자동차가 아토스의 단종 이래로 20여년 만에 다시 선보인 SUV형 경차 모델인 캐스퍼의 뒷좌석을 들어내고 밴으로 변형한 모델이다. 경차의 크기를 가진 덕분에 좁은 길에서도 수월하게 운행할 수 있으며, 승용 모델에 적용되는 고급 안전/편의 장비들을 대부분 적용 가능하다.

이 차는 기아의 레이(Ray) 밴, 모닝 밴 모델과 경쟁한다. 총 적재 용량은 940리터로, MPV형인 레이 밴의 1,403리터에 비해 훨씬 작지만, 해치백 경차인 모닝 밴 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다. 여기에 최대적재중량은 300kg으로, 레이 밴의 250kg 대비 50kg 더 높다. 따라서 캐스퍼 밴은 모닝 밴 보다 좀 더 여유로운 적재공간과 SUV의 스타일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375~1,480만원.

르노코리아 QM6 퀘스트
국내 시장에서 쌍용 코란도 밴의 단종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밴 형태의 SUV를 내놓은 곳은 다름 아닌 르노코리아다. 르노코리아의 QM6 퀘스트는 중형 SUV인 QM6의 뒷좌석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평탄화된 적재함으로 개조한 모델이다. 또한 QM6가 제공하는 가솔린 파워트레인은 물론, LPG 파워트레인도 사용이 가능하다.

QM6 퀘스트는 정숙하고 쾌적한 QM6의 주행감과 편의장비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으면서 총 용량 1,413리터에 달하는 적재함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통상적인 준중형~중형 SUV들의 2열좌석을 모두 접은 상태에서의 공간과 같다. QM6 퀘스트의 적재함에는 길이 170cm 내외의 긴 짐도 얼마든지 실을 수 있고, 돌출부가 적은 구조 덕분에 짐을 부리기에도 편리하다. 최대적재중량은 300kg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495~3,020만원.

KG모빌리티 토레스 밴
서두에서 언급했다시피, 국내 시장에서 SUV 밴의 선두주자는 KG모빌리티, 정확히는 그 전신인 쌍용자동차다. 그리고 QM6 퀘스트가 불러 일으킨 SUV 밴의 바람에 KG모빌리티는 제대로 올라타려는 듯하다. KG모빌리티는 중형 SUV 모델인 토레스를 밴으로 변형한 토레스 밴과 더불어, 전기 SUV인 토레스 EVX의 밴 모델까지 선보였기 때문이다.

KGM 토레스 밴은 KGM의 중형 SUV 토레스의 2열 좌석을 떼어내고 그 자리를 모두 적재함으로 대체한 형태를 띈다. 적재용량 면에서는 토레스 밴이 현재 단연 최고다. 토레스 밴의 적재 용량은 최대 1,843리터로, 현대 캐스퍼 밴의 약 2배, QM6 퀘스트와 비교하면  440리터가 더 크다. QM6 퀘스트와 비교하면 국산 준중형세단 1대 분의 트렁크 용량이 더 있는 셈이다. 이는 경쟁차종 대비 높은 전고와 높은 실내고를 확보하고 있는 토레스의 차체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토레스의 1.5리터 가솔린 엔진만을 제공하지만, 동급에서 유일하게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최대적재중량은 QM6 퀘스트와 동일한 300kg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2,666~3,042만원.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밴
KGM이 토레스 밴의 출시에 이어 출시한 국내최초의 전기 SUV 밴 모델인 토레스 EVX 밴은 LFP 블레이드 배터리팩에 기반한 준수한 항속거리와 합리적인 가격, 충분한 성능과 적재공간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스타일링 면에서도 미래지향적인 토레스 EVX의 스타일링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토레스 EVX 밴은 내연기관 버전인 토레스 밴 대비 훨씬 작은 1,462리터의 최대 적재용량을 가지고 있지만, 이 마저도 QM6 퀘스트 대비 60리터 가량 앞선다. 최대적재중량은 내연기관 버전과 동일한 300kg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438~4,629만원이며, 18인치 휠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환경부 보조금(최대 394만원)과 지자체별 보조금(143~424만원) 지급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