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옛날 얘기… '마구마구의 아버지' 가구 판 흔들었다

"과거에는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통했죠. 하지만 요즘 젊은세대도 가능할까요. 30년을 궁색하게 살아서 고작 3년 즐기면 뭐하나요."
간단히 도입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복잡한 기술들이 활용된다. 전자계약, 정기결제, 채권유동화, 리스크 관리 등을 모두 책임져야해서다. 수수료·이자율도 리스크와 가격경쟁력을 고려해 책정해야 하는만큼 허투루 결정할 수 없다. BNPL 산업에 아무나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김 대표는 "구성원 80% 이상이 테크(개발)와 금융관련 전문가들"이라며 "이걸 풀어내는 게 리체의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BNPL이 신용카드 할부나 가전 렌탈 계약과는 어떻게 다를까. 김 대표는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는 기간이 6개월 정도고 이자 할부는 이자율이 20%에 달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대부분 60개월까지 분납하는 BNPL와 기간이 10배까지 차이난다"고 말했다. 이어 "렌탈은 서비스 품목이 한정돼 있고, 사후관리(AS)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여서 목표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사실 리체가 대중에게 더 알려진 것은 프리미엄 가구의 BNPL 이커머스 '로마드'다. '의자계의 샤넬'로 불리는 허먼밀러 의자나 '이탈리아 왕실가구'인 폴트로나프라우 책장 등 프리미엄 가구를 분납결제로 판매하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로마드는 레이터포스 솔루션을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간판 서비스"라며 "레이터포스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성공 가능한지 증명하려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집콕'생활은 김 대표에게 새로운 사업아이템의 영감이 됐다. 집과 관련된 사업을 해야겠다 생각하면서 리체의 간판서비스인 '로마드'를 떠올린 것이다. 대학 최고위과정에서 만났던 최양하 한샘 전 회장과의 인연도 도움이 됐다. 최 전 회장은 김 대표에게 "당신 같은 IT·게임쟁이가 가구업계에 들어와서 판을 뒤집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몸담아왔던 게임업계 특성상 가격경쟁은 할 줄 몰랐다"며 "그렇다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야겠다 생각했고 BNPL에 접근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게임업계 출신이라 그런지 BNPL이 '분납플레이'의 약자 처럼 생각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모든 것의 BNPL화'다. 최근 개인 간 중고거래에서도 BNPL을 할 수 있게 고도화하고 있다. 모든 거래가 가능은 하겠지만 사실상 타깃은 분납 수요가 있는 명품 시장이다. 김 대표는 "리체를 시작하고 명품시장도 처음 알게됐다"며 "써보니 사람들이 명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제품 하나가 생활의 만족도를 바꾼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명품스피커를 구매하고 평생 듣지 않던 클래식과 오페라를 듣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옛날엔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는 말처럼, 조금만 참으면 집도 사고 원하는 걸 할 수 있었지만, 요즘 밀레니얼(MZ) 세대는 그러기가 어렵다"며 "그들이 더이상 참기만 하지 않게 소비시점을 당겨주고 지금부터 꾸준히 정승처럼 사는 삶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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