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회 영끌' 꿈틀…주택대출 비중 커진 공무원연금
임지희 기자 2026. 7. 3. 10:54

공무원연금대출에서 주택구입 자금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대출을 둘러싼 우려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는 가운데 공무원들의 규제 우회 통로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연금대출액은 5300억원(2만2934건)으로 1인당 2309만원을 빌렸다. 이 중 주택구입 대출은 665억원(1194건)으로 전체 12.5%를 차지했다. 2021년(13.2%), 2022년(12.9%), 2023년(12.3%), 2024년(10.8%)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비중이 다시 확대된 것이다. 2021년 당시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혁신 지침을 통해 주택대출 한도를 7000만원으로 묶으면서 대출 규모 자체는 줄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이른바 영끌 수요는 커진 셈이다.
공무원연금대출은 크게 일반대출과 주택자금, 행복도약대출로 나뉜다. 주택구입 대출은 배우자를 포함해 전용 85㎡이하 주택을 분양 또는 매입하는 2년 이상 무주택 공무원이 6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주거 용도로만 가능하며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주거 이외의 용도가 복합된 건물 등은 불가하다. 공단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이르면 4일 뒤부터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는 적용받지 않는다. 은행에서 DSR 40% 한도를 채우고도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 국민이 국민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도 나올 수 있다. 금리는 4%대 초반 수준으로 시중은행의 비슷한 상품이 6%대인 걸 감안하면 부담이 낮다. 공무원연금대출 금리는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를 적용해 분기별로 변동된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일반대출도 사용처에 별다른 제한은 없다"며 "올해는 예산 5150억원 가운데 60%가량이 상반기에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들어 각종 대출 규제가 쏟아지고 있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내대출이 집값을 자극하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기금 고갈 상태인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조 단위의 정부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가 편성한 적자 보전 예산만 9조4000억원 규모다. 다른 기관 대비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구 노력이 더 요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지만 자본주의 체계상 한계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사내대출 규제에 대한 인식을 내비친 바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경우 지침을 통해 어느정도 통하겠지만 민간기업은 전산망이 연결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개별 기업에 공문을 보내 내용증명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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